"뉴스 사용료 내라" 법 추진에 페이스북 호주서 뉴스 중단

페이스북 "언론사 뉴스 서비스로 수익 올려" 주장
구글은 각국 매체들과 사용료 협상 정반대 행보

호주 정부가 구글과 페이스북 등 이른바 ‘빅 테크’ 기업을 상대로 언론사에 뉴스 사용료를 내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하자,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호주에서 뉴스 서비스를 전격 중단했다. 이 법안은 전날 하원을 통과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블로그에 공지글을 올리고 호주에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제 호주 페이스북 사용자는 호주 뉴스와 국제 뉴스를 페이스북에서 읽거나 공유할 수 없고, 해외 사용자도 호주 뉴스를 공유할 수 없다.

페이스북은 “해당 법안은 플랫폼과 언론의 관계를 잘못 이해한 데서 나온 것”이라면서 “언론은 페이스북에 기사를 자발적으로 올리고, 이를 통해 지난해 4억700만 호주달러(약 3492억원)를 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실을 무시하는 법안을 따르거나 호주에서 뉴스 서비스를 차단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페이스북은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호주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조시 프라이덴버그 호주 재무장관은 “페이스북이 아무런 사전 공지 없이 이런 조치를 했다”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엄청난 시장 지배력을 호주인에게 각인시켰다”고 비판했다. 다만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생산적인 대화를 계속 할 것”이라면서 협상의 여지는 열어뒀다.

페이스북의 이번 조치는 구글과 대조돼 더 이목을 끈다. 구글은 뉴스 사용료 지급 법안을 우려하면서도 각국 매체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15일 호주의 대형 미디어 기업인 ’세븐 웨스트 미디어'와 계약을 체결했고, 17일엔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스코프’ 소속 언론사와 3년간 계약을 맺고 뉴스 사용료를 내기로 했다. 뉴스코프에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뉴욕포스트, 영국 더선·더타임스, 호주 뉴스닷컴·스카이뉴스 등이 소속돼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