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세계 최초 코로나 인체 실험"..보상금은 689만원
바이러스·면역체계 등 연구
윤리적 논란에도 결국 승인
[경향신문]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건강한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고의로 노출하는 실험이 진행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테스트는 각국에서 진행됐지만, 건강한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인체실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최소량과 면역체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연구해 보다 완벽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일부러 감염되는 ‘코로나19 휴먼 챌린지(인간 도전) 연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합병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18~30세 자원자 9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된 뒤 14일 동안 격리된 병실에서 지내게 된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통해 건강한 신체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감염되려면 어느 정도의 바이러스가 필요한지 등을 조사하게 된다. 참가자들은 4500파운드(약 689만원)를 보상비로 받고, 실험 후에도 추적관리를 받게 된다.
이번 실험은 영국 정부의 백신 태스크포스팀과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로열 프리 런던 NHS 재단, 임상기업 hVIVO 등이 컨소시엄을 꾸려 진행한다. 영국 정부는 참가자 모집이 완료되면 한 달 이내에 실험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앞서 윤리적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코로나19는 출현한 지 1년이 조금 지난 신생 전염병인 데다, 완치된 환자들 중에서도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하는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피터 오픈쇼 교수는 가디언에 “이번 연구는 질병에 대한 이해를 높일 뿐 아니라 새로운 치료법과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그러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참가자들의 안전”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도 “참가자들에겐 소량의 바이러스가 주입되고, 의료진의 철저한 보호 아래 실험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8일 이번 실험에 자원한 알라스테어 프레이저 어커트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18세로 올해 9월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 바이오 의학을 공부할 예정인 그는 “합병증이 오거나 위험할 수 있다”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 전염병에 대처하기 위해 정보가 필요하다”며 “실험에 참여하는 대가로 받는 비용은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전염병에 대한 자발적 감염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BBC는 “이와 같은 휴먼 챌린지 연구 방식은 과거 말라리아, 장티푸스, 콜레라, 독감 등 여러 치료법 개발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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