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노동자 '끼임 사고'..숨질 때까지 '경보기' 먹통
지난달 인천의 한 폐기물 업체에서 80대 일용직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이 사고를 조사한 보고서를 저희가 입수해 보니, 컨베이어 벨트엔 전원이 들어와 있었고, 사고가 났을 때 필요한 '비상정지' 장치는 없었습니다. 위태로운 작업대에서 쓰러진 이 노동자가 숨질 때까지 경보음은 울리지 않았습니다.
박태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8일 인천의 한 폐기물업체에서 작업 도중 숨진 83살 하청업체 노동자 A씨에 대한 재해조사 보고서입니다.
A씨가 청소하기 위해 올랐던 컨베이어벨트는 정지 상태였지만, 전원이 차단된 건 아니었습니다.
비상시 긴급하게 정지시킬 수 있는 장치도 없었습니다.
[신인수/변호사 : 상시작업을 하든, 비상시작업을 하든 안전장치는 해놓는 게 맞죠. 자동멈춤장치나 이런 게 없어가지고 돌아가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사고 당일 제어실에 있던 다른 직원이 실수로 A씨가 있던 컨베이어벨트를 작동시켰습니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쓰러진 A씨는 컨베이어벨트에 끼인 상태서 3분 만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사이 경보음은 울리지 않았습니다.
고장난 상태였습니다.
작동도 사람의 실수, 안전장치도 없거나 부실한 상태, 인재였던 겁니다
고용노동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해당 폐기물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했고 작업 중단과 안전 진단을 명령했습니다.
경찰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 중입니다.
[폐기물업체 관계자 :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은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지킬 것은 지켰다고 생각하는데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들이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 있는지 점검을 하고 있는 상태고요.]
문제는 이런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규정이 허술한 데다 그마저도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 : (비상시작업장엔 멈춤장치 설치 안 해도 된다.) 법으론 그런 건 딱히 없습니다. 근데 아무래도 사고가 났으니까 있었어야 되는 게 맞는…]
지난주에도 인천의 한 공사장에서 60대 노동자가 A씨와 같은 끼임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자료제공 :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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