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증인까지 내세워"..성범죄 피해, 이어지는 '상처'
성범죄를 폭로를 한 뒤 피해자들은 2차 가해에 또 한 번 고통을 겪기도 합니다. 실제 어제(17일) 법원에선 가해자에 대해 선고를 하면서 판사가 2차 가해를 강하게 질책하기도 했습니다. "강제추행뿐 아니라 2차 가해가 더 끔찍하다"고 했습니다.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졌던 건지 이지혜 기자가 피해자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2018년 대학원생이던 A씨는 배우 겸 교수인 김태훈 씨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김씨 차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사건 당시는 논문 지도를 받던 중이라 불이익을 당할까 참았지만, 미투 운동이 시작되며 용기를 냈습니다.
하지만 A씨는 폭로 직후부터 2차 가해가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A씨 : 기자분이 저한테 전화까지 왔었고 제가 어떤 사람이란 걸 특정할 수 있도록 (김씨가) 인터뷰도 하고…]
학내 자체 조사와 수사를 거쳐 결국 재판까지 갔지만 당혹스러운 일은 계속 벌어졌습니다.
김씨 측이 수사 단계부터 증인으로 가짜 대리기사를 내세운 겁니다.
김씨 지인이었습니다.
[A씨 : 허위 대리기사랑 대질신문까지 했어요. 제 얼굴이 기억난다고 거짓말을 하더라고요. 제가 교수님한테 오빠라고 한다고 하고.]
A씨에게 남아있던 진짜 대리기사의 부재중 통화 내역이 아니었다면, 수사기관과 재판부도 속을 수 있던 겁니다.
A씨는 김씨 주변인들의 회유도 계속됐다고 주장합니다.
[A씨 : 다른 연극과 교수가 주말 저녁에 언제언제 전화할 테니 전화받아 달라고 일면식 없는 (교수가…)]
결국 폭로 3년 만에 1심 법원은 김 씨에게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습니다.
선고 직후 김씨는 "자신도 일관된 진술을 했는데, 왜 피해자의 진술에만 의존하느냐"며 반발했습니다.
재판부는 "강제추행의 내용과 정도도 심각하지만, 선고 전까지 약 3년간 벌어진 2차 가해들이 더 끔찍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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