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상위 20% '나홀로 증가'..K자 양극화 심화
[경향신문]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는 코로나19로 인한 ‘K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으로 저소득 가구를 지원했지만 일자리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근로소득은 1년 내내 뒷걸음쳤다. 특히 2분기(-18.0%)와 3분기(-10.7%)에 이어 4분기에도 연속 두 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했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해 거리 두기가 이어지면서 소득 하위 가구가 주로 일하는 대면서비스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으면서 소득도 줄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소득 5분위(상위 20%)의 근로소득은 상대적으로 견고했다. 지난해 1분기에 2.6% 늘어난 뒤 2분기(-4.0%), 3분기(-0.6%)에 주춤했지만 4분기 들어 다시 플러스(1.8%)로 돌아섰다.
정부의 해법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었다. 지난해 4분기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비롯한 공적 이전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했다. 특히 1분위 가구는 공적 이전소득이 전년보다 17.1% 늘었다. 하지만 소득격차를 1년 전보다 줄이진 못했다.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가계 사업소득은 역대 최대 감소폭인 -5.1%를 기록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선방했던 5분위도 사업소득이 8.9%나 줄어드는 등 코로나19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반면 1분위와 2분위의 사업소득은 각각 6.2%, 3.0%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거리 두기가 지속되면서 충격이 누적돼 상위계층이 하위계층으로 이동하면서 저소득층의 사업소득이 일부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소득이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됐다는 의미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동반 감소했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1분기에 90만개 이상의 직접 일자리 제공 등 일자리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지원 노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 연구위원은 “공공일자리뿐 아니라 지금과 같은 고용위기 시에는 민간에서 고용이 창출될 수 있도록 임시·일용직을 뽑더라도 인건비를 정부에서 보조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지갑도 닫았다. 처분가능소득을 100으로 봤을 때 소비지출액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69.6%로 1.7%포인트 하락했다. 소비는 주로 의류·신발(-9.2%)과 오락·문화(-18.7%), 음식·숙박(-11.3%) 등 대면서비스업 관련 부문에서 감소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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