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고용 한파에 소득 불평등 커졌다

박상영 기자 2021. 2. 18.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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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일용직 많은 저소득층 타격
하위 20% 근로소득 급감 적자살림
4분기 '5분위 배율' 4.72로 더 악화
정부 지원 효과로 양극화 폭 줄여

[경향신문]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충격으로 지난해 4분기에 소득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2차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취약계층을 집중 지원했지만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일자리 쇼크 해소엔 역부족이었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16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전 분기(1.6%)에 비해 조금 늘었다.

하지만 분위별 격차가 컸다.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1002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데 비해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64만원으로 같은 기간 1.7% 증가에 그쳤다.

이 같은 격차는 근로소득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4분기 취업자가 44만1000명이나 줄어드는 코로나19 사태 이래 최악의 고용한파로 임시·일용직이 많은 1분위 가구가 큰 타격을 입었다. 이들의 근로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3.2% 급감했다. 반면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5분위는 전 분위에서 유일하게 근로소득이 1.8% 증가했다.

이에 따라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72배로 지난해 4분기(4.64)보다 0.08배포인트 증가했다. 5분위 배율은 클수록 소득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의미다.

그나마 긴급재난지원금을 비롯한 공적 이전소득이 양극화 충격을 완화한 수치다. 정부 지원 효과를 제거한 ‘시장소득’의 5분위 배율은 7.82배로 전년 동기(6.89배)보다 1배포인트 가까이 벌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1분위 가구는 적자살림이었다. 처분가능소득이 137만6000원으로 2.2% 증가했지만 소비(162만원)가 1.8% 늘어나면서 월평균 24만4000원 적자였다. 반면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789만5000원으로 2.3% 늘어났지만 소비는 전년보다 0.4% 줄어든 451만2000원으로 월평균 340만원가량 흑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현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고용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피해계층을 더 두껍고 넓게 지원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며 “일자리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 지원과 민간일자리 상황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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