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아파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산재 청문회 불출석 통보
[경향신문]
오는 22일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이 지병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최근 잇단 산재 사망사고로 포스코에 관심이 쏠리자 불편한 자리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환노위에 산재 청문회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환노위는 제조업(포스코·LG디스플레이·현대중공업), 건설업(GS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 택배업(쿠팡·CJ대한통운·롯데글로벌로지스) 분야 9개 기업 대표이사를 지난 8일 산재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최 회장은 불출석사유서에서 “평소 허리 지병이 있어 장시간 앉는 것이 불편해 병원 진단을 받은 결과 2주간 안정가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권유로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게 됐다”며 “철강부문장으로서 포항·광양제철소 사업과 안전에 관한 권한과 책임을 가진 장인화 사장이 대신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는 방안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사유서에 첨부된 2월17일자 진단서에는 ‘요추의 염좌 및 긴장’이 병명으로 적혀 있다.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위원회 의결을 거쳐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다. 위원회가 고발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3000만원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6일 포항제철소 원료부두를 방문해 연이은 산재 사망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이곳은 지난 8일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35)가 작업 중 기계에 끼여 사망한 장소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따르면 2018년 이후 포스코에서 작업 중 숨진 노동자는 19명에 달한다.
청문회 불출석으로 최 회장 사과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노웅래 의원은 “최근까지도 현장 방문을 다닌 최 회장이 몸이 아파 청문회에 나오지 못하겠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최 회장의 ‘용기’에 힘입어 다른 사용자들도 줄줄이 불출석하는 사태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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