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산단 화물차는 '잘 곳'이 없다
[경향신문]
문평동·서로 일대 도로 양쪽
밤샘 화물차 100여대가 점령
“한두 해도 아닌데 해결 안 돼”
설날인 지난 12일 오전 대전 대덕구 대덕산업단지. 화물차의 ‘밤샘주차’ 문제가 심각한 단지 내 도로를 찾았다. 평소 문평동로·문평서로 등 이 일대는 불법주차한 화물차들이 도로를 점유하고 있다.
유한킴벌리 대전공장 앞 대덕대로 1277번길에서 문평서로 76번길을 지나 문평동로 72번길까지 약 1.5㎞ 구간. 이날도 2차선 도로의 양편은 화물차, 트레일러 등 대형 차량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간간이 승용차와 승합차도 보였지만, 대부분은 대형 화물차와 트레일러였다. 이 일대에 ‘밤샘주차’를 해놓은 화물차는 100대가 넘었다. 차주나 기사는 설을 맞아 각자의 집이나 고향으로 간 듯 운전석은 비어 있었다. 간간이 도로를 지나는 승용차들은 양편에 주차된 화물차 때문에 중앙선을 넘기 일쑤였다.
“이 일대 도로는 밤마다 이래요. 산업단지를 드나드는 화물차가 주차할 곳이 없으니까요.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 한두 해가 아닌데도 해결이 안 되네요.”
승용차를 타고 근처를 지나던 한 시민이 말했다.
왕복 6차선 간선도로인 문평동로의 양쪽 차선도 각종 화물차가 점거하고 있었다. 어떤 곳은 화물차가 2중으로 서 있는 경우도 있었다. 대덕산업단지 인근인 유성구 대덕테크노밸리 일대에서도 밤샘주차를 한 화물차를 여러 대 볼 수 있었다. 화물차 운전기사 김모씨(56)는 “산업단지가 돌아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화물차가 들어와야만 하는데도 차를 세워둘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덕특구의 중심인 대덕산업단지와 그 인근 대덕테크노밸리 일대 도로가 화물차의 밤샘주차장으로 변해 있지만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공영차고지는 285면 1곳뿐
당장에 1000대 차고지 필요
대전시 “추가 확보 쉽지 않아”
이 문제는 대전세종연구원이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대덕산업단지 일대 도로에서 밤샘주차를 하는 화물차는 평균 870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덕테크노밸리 일대에서도 화물차 150여대가 밤샘주차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단지 일대에 화물차를 세울 수 있는 차고지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전지역에 등록돼 있는 화물차만 8만6700여대에 이르는 상태에서 화물차를 세워놓을 수 있는 공영차고지는 딱 1곳(주차대수 285대)뿐이다. 그나마 이 차고지는 산업단지와 멀리 떨어져 있다.
대전세종연구원은 대덕산업단지와 대덕테크노밸리를 포함하는 대덕특구 일대에 당장 1000대 정도의 화물차를 세울 수 있는 차고지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전시는 2024년까지 370대 정도의 화물차 등을 세울 수 있는 대덕화물차공영차고지를 만들 예정이지만 수요에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대전시 운송주차과 관계자는 “임시차고지를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찾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글·사진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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