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도 갸우뚱한 '거대 수사청' 신설..'밀실' 속도전 벌이는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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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국민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거대 수사기관 신설을 밀실에서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율사 출신인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수사기관 신설은 인권 침해 소지를 없애면서도 고도로 지능화 되는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수사 효율성을 동시에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추진단 명단도 모르는 상황에서 몇명이 모여 결론을 내겠다니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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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윤 갈등 이후 신설 필요성 대두
'과속' 우려에도 담당 TF 면면 철저 비공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거대 수사기관 신설을 밀실에서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사실상 결론과 기한까지 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법조계는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해 말부터 ‘검찰개혁 시즌2’를 위한 조직인 검찰개혁특별위원회(특위)를 만들어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을 위한 법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위 구상에 따르면 중수청은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산업, 대형 참사 등 6대 범죄 관련 수사권을 전담할 조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권력기관 개혁 국정과제에는 없는 조직이지만 특위가 최근 중수청 신설을 확정했다. 앞서 당정은 검찰에 6대 범죄 수사권만 남기고 나머지는 경찰에 넘기는 수사권 조정을 단행했다. 하지만 ‘추미애-윤석열 갈등’ 등을 겪으며 “검찰에 6대 범죄 수사도 맡겨선 안 된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커졌다. 경찰에 6대 범죄를 맡기자니 경찰 비대화가 우려되자, 제3의 기구를 만들기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법조계·시민단체 우려에도 철저한 비밀주의
수사기관이 추가로 생기면 권력 분산을 통한 상호 견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수사 과잉에 따른 인권 침해 가능성이나 부처간 칸막이로 인한 수사 효율성의 저하 등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수사ㆍ기소 분리를 주장해 왔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나 참여연대가 민주당의 중수청 설립 구상에 환영 입장을 내지 않는 이유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중수청 신설이지만, 누가 담당인지 알 수 없는 채로 밀실에서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중수청 신설은 특위의 ‘수사ㆍ기소 분리 태스크포스(TF)’가 담당하는데 이 TF는 팀장이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라는 것 외에 알려진 게 없다. 어느 의원이 팀원인지, 총 몇 명인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이에 대해 특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18일 한국일보에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는 말만 반복했다. 일각에선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의원 등이 TF에 속한 것이 알려지면 ‘보복성 입법’ 논란이 불거질 것을 우려해 비밀로 한다는 의심까지 나온다.
'2월 발의·6월 통과' 답 정해놓고 속도전
수사기관 신설이라는 중요하고 민감한 과제를 투명하지 않게 정하는 것에 대해 오 의원은 “지금은 비공개지만 앞으로 전문가 토론회도 할 것"이라며 "법안 심사 과정에서 다 공개될 것이기 때문에 '깜깜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TF는 ‘상반기 중 중수청 입법 완료’라는 답을 정해 놓고 속도전을 하고 있다. TF 팀장인 박주민 의원은 최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달 중 중대범죄수사청 법안을 발의해 6월 중 입법을 완료하겠다"는 취지로 밝혔다.
이를 지켜보는 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없지 않다. 율사 출신인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수사기관 신설은 인권 침해 소지를 없애면서도 고도로 지능화 되는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수사 효율성을 동시에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추진단 명단도 모르는 상황에서 몇명이 모여 결론을 내겠다니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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