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도민 '반대 우세'..성산 '찬성 높아'
[경향신문]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서 추진되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해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예정지인 성산읍 주민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의견이 높게 나왔다.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제주일보·제민일보·한라일보·연합뉴스·KBS제주·제주MBC·JIBS·제주CBS·KCTV)가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 2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15~17일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제2공항 찬반 조사’ 를 실시한 결과 한국갤럽의 경우 ‘찬성’ 44.1%, ‘반대’ 47.0%로 조사됐다고 18일 밝혔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도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찬성’ 43.8%, ‘반대’ 51.1%로 제2공항 건설 반대 의견이 높게 나왔다.
반면 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주민을 대상으로 별도 실시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찬성’ 64.9%, ‘반대’ 31.4%로,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는 ‘찬성’ 65.6%, ‘반대’ 33%로 나타났다. 도민 대상 여론조사와는 달리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30% 포인트 이상 높게 나왔다.
제주기협 9개 언론사는 19일 여론조사 결과를 제주도와 도의회가 구성한 여론조사 공정관리 공동위원회에 전달하고, 이후 제주도는 국토교통부에 제출한다.
앞서 국토부는 제2공항 찬반 여론조사와 관련해 합리적, 객관적 절차에 따른 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보내오면 제주도 등 관계 기관과의 협의 등을 거쳐 정책 결정에 충실히 반영할 입장이라고 밝혔다.
여론조사 결과가 제2공항 건설사업에 어떤 식으로 반영될 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5년간 이어진 찬반 갈등을 매듭짓는 기회가 될지, 갈등을 증폭시키는 또 다른 뇌관이 될지 여부도 아직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도민 전체 의견과 예정지 주민인 성산읍 주민간 의견이 엇갈리게 나온 것은 관건이 됐다.
여론조사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다른 것도 문제다. 제주도는 여론조사 결과를 정책 결정 참고용으로 보고 있다. 반면 반대단체는 여론조사 결과는 도민의 뜻인 만큼 단순 참고용이 아니고,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국토부는 2015년 11월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약 500만㎡ 부지에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제2공항 건설사업은 제주도민의 숙원사업으로 시작됐으나 과잉 관광, 환경 훼손, 입지 선정 부실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찬반 의견이 대립해왔다. 제2공항 건설사업은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 단계에서 멈춰선 상태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지난해 12월11일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의견 수렴을 하기로 합의하면서 시작됐다. 도와 의회가 여론조사 공정관리 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동 주관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려 했으나 선거 관련 여론조사가 아니면 안심번호를 제공받을 수 없다는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통보에 따라 제3의 기관인 언론사가 여론조사를 실시하게 됐다. 선거 관련 여론조사인 만큼 이번 조사에서는 공항 찬반 여부 뿐만 아니라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다음 대통령 선거 결과 기대,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정당 지지도 등도 함께 물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갤럽은 만 19세 이상 남녀 도민 2019명(표본오차 ±2.2% 신뢰수준 95%), 성산읍 주민 504명(표본오차 ±4.4%, 신뢰수준 95%), 엠브레인퍼블릭은 도민 2000명(표본오차 ±2.19%, 신뢰수준 95%), 성산읍 주민 500명(표본오차 ±4.38%, 신뢰수준 95%)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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