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말바꾸기" 琴의 공격 vs "정권교체 교두보" 安의 수비 [정치쫌!]

2021. 2. 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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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단일화 경선' 첫 TV토론 격돌
'文 비판' 한목소리..부동산·인사 '맹공'
금태섭, 적극적 공격.."내가 더 잘했다"
'차분히 반박' 안철수 "오해 푸는 기회"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왼쪽)와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가 18일 상암동 채널에이 사옥에서 열린 단일화를 위한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이원율 기자]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제3지대 단일화’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채널A가 주최한 TV토론에서 격돌했다. 당초 지난 15일로 예정됐던 토론이 양측의 이견으로 연기된 지 사흘 만이다.

금 전 의원은 토론 내내 공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안 대표의 ‘불통’ 논란, 서울시장 출마 관련 ‘말 바꾸기’ 등을 집중 추궁했다.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금 전 의원으로서는 적극적인 공세를 취함으로써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반면, 안 대표는 시종일관 차분한 태도로 해명하며 “정권교체의 교두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금 전 의원의 공약을 지적하며 역공에 나서는가 하면, 발언하는 중간 제스처를 많이 활용하는 점도 눈에 띄었다. 과거 2017년 대선 토론 당시 ‘갑(甲)철수’, ‘MB(이명박) 아바타’ 등 치명적인 실수를 했던 점을 떠올리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다.

두 후보 모두 포문은 ‘문재인 정부 비판’으로 열었다. 이들은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인사 논란, 국정운영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며 “무능하고 위선적인 정부”, “완전히 실패한 정부”라고 맹비난했다. 또,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잘못과 무능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본격적인 신경전이 시작된 것은 토론이 중반부에 접어들면서부터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의 서울시장 불출마 번복을 겨냥해 “안 대표는 이번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며 “서울시장에 절대 안 나간다면서 서울시장이 바꿀 수 있는 것과 대통령이 바꿀 수 있는 것의 범위가 다르다고 하지 않았나. 정치인은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따졌다.

이에 안 대표는 “제가 열심히 대선을 준비해도,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이) 패배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을 많은 분이 했다”며 “제가 이번에 몸을 던져 서울시장 보선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야권의 승리를 만든다면 다음 정권 교체도 가능해질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정치인 중에 야권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제가) 그것을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왼쪽)가 18일 상암동 채널에이 사옥에서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가운데)와 단일화를 위한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

금 전 의원은 재차 “안 대표가 야권 대표 후보로 나가면 여당에서는 ‘말 바꾸기’ 가지고 공격을 할 것”이라며 “서울시장 안나오겠다 하다가 나왔는데,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대선에 나가지 않겠나. 대선에 나가려면 90일 전에 사퇴해야 하는데 8개월짜리 시장이 된다는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안 대표는 “처음 출마 선언할 때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정권교체의 디딤돌, 교두보가 되겠다고 했다”며 “지금 제가 발표하는 공약들이 전부 5년짜리 공약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 안해도 된다”고 단언했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의 소통리더십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안 대표는 정치 과정에서 소통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여러번 받고 있다”며 “심지어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안 대표의 총괄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3선 의원은 ‘(안 대표가) 한 번도 연락을 안했다’, ‘어디서 회의를 하는지 물어도 장소도 안 알려줬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즉각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의사 결정 구조가 다 있고 절대로 혼자 의사 결정을 하지 않는다”며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미리 전화하거나 만나서 소통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오해가 생겼다. 어려운 제3의 길을 걷다보니까 그런 상황을 많이 겪지 않았나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오른쪽)가 18일 상암동 채널에이 사옥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왼쪽)와 단일화를 위한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

두 후보는 안 대표의 ‘새정치’를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가 10년 전에 ‘새정치’ 기치를 들고 나왔고 굉장히 훌륭했다. 저도 열심히 도왔다”며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과연 어떤 성과가 있었나, 정치적 사회적 어떤 변화가 있었나”고 꼬집었다.

또, “안 대표가 ‘새정치’를 들고 대선에 나온지 딱 10년이 지났는데 (올해) 서울시장에 나간다. 5년 뒤에는 대선에 나갈텐데, 2012년 대선에 나간 사람이 2027년 대선에 또 나간다는 것”이라며 “이제 유능하고 새로운 사람들이 모여서 도전해야 할 때 아닌가”라고 물었다.

안 대표는 “금 전 의원이나 저나 사실은 정치를 같은 시기에 시작했다. 새 사람이 필요하다면 저도 10년 안 됐고 금 전 의원도 10년 안 됐다”며 “정치 10년 하면서 포기 않고 정치 개혁하겠다는 초심과 의지는 여전히 똑같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맞받았다.

두 후보는 이밖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관련 재원 마련, 퀴어축제 참여 여부를 두고도 기싸움을 이어갔다.

토론이 끝난 후 금 전 의원은 “안 대표도 열심히 잘하셨다. 경제 부분에 많은 얘길 했는데 정책을 만드는데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제가 조금 더 잘하지 않았나 한다”고 자평했다.

안 대표는 “특별히 이견이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다”며 “(금 전 의원과는)워낙 오래 떨어져 있던 관계다 보니 오해하고 있던 부분들에 대해 설명하고 오해를 푸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이 다시 한 번 TV토론을 치를지는 미지수다. 양측은 당초 오는 25일 2차 토론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이 변수다. 두 후보는 2차 토론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실무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했다.

yuni@·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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