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번 확진자' 그 후 1년..끝나지 않은 사투
[뉴스데스크] ◀ 앵커 ▶
정확히 1년 전 오늘, 대구에서 국내 서른 한번째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그게 1차 유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코로나 19에 대해 아직은 잘 몰랐던 그 때, 대 혼란의 한복판에 있던 대구는 지금 어떨까요?
다시 3차 유행의 한복판에 서게 된 지금, 1차 유행의 1년을 돌아 보겠습니다.
먼저, 손은민 기잡니다.
◀ 리포트 ▶
[최옥숙/대구] "동네에서 쉴 새 없이 앰뷸런스 소리가 울려 퍼지고, 마치 재난 영화의 한 가운데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라고 며느리는 전했다. 아들 내외는 물론이고, 어린 손주들이 걱정스러워 애가 탔다."
[이성은/대구 남부보건소 (지난해 2월)] "숨이 넘어간다고, 열이 너무 많이 난다고 하시는 환자 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생과 사를 왔다 갔다 하는 그런 모습들이..나는 아무것도 아닌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는데.."
정확히 1년 전 오늘,
31번 확진자, 대구의 첫 코로나 환자가 입원했던 대구의료원.
야전병원 같던 혼돈은 이제 없습니다.
신유정 간호사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음압병동을 지킵니다.
[신유정/대구의료원 간호사] "환자분들이 퇴원하기 전에 편지도 써주시고 하면 기분도 좋고…"
그렇다고 끝난 게 아닙니다.
현재 이곳에서 치료받는 코로나19 환자는 53명,
방호복을 입고 버텨야 하는 시간은 지금도 계속됩니다.
[신유정/대구의료원 간호사] "층층마다 환자분들이 계시니까 (방호복 입고)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숨도 차고… 어제는 진짜 눈앞에 별이 보이더라고요. 너무 숨이 차서…"
1년 전, 폭증하던 코로나 환자를 위해 병원을 통째로 내놨던 대구동산병원.
이곳을 거쳐간 코로나 환자가 1천8백여 명에 달합니다.
[이지연/대구동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멀쩡하게 걸어 들어오셨는데 (산소포화도가) 50%, 60% 이렇게 기록된 환자분도 있으시거든요."
코로나에 대해 너무나 몰랐던 그때, 고통스러운 시행착오는 자산이 됐습니다.
의료진의 업무 배치, 환자의 이동 동선...
본격적인 코로나19 대응체계의 모든 것이, 역설적으로 이곳 대구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지연/대구동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초기 3일 동안 거의 한 200명 넘는 환자들을 받았었거든요. 대규모의 환자를 바로바로 입원시킬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대구 시민들에게 코로나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요.
한 재단에서 코로나19 수기 117편을 받았는데, 여기 쓰인 3만천 377개 단어를 빅데이터 분석했습니다.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상황,
가장 많이 언급된 건 역시 '가족'과 '집'이었습니다.
남녀의 시각은 조금 달랐는데요.
남성은 검사, 격리-생활, 거리-두기 같은 현상에 주로 주목했다면,
여성은 우리-가족, 우리-집, 아이, 또 특이하게 '베란다-텃밭' 같은 평범했던 일상에 더 애착을 드러냈습니다.
따뜻한 표현만 있는 건 아닙니다.
'코로나-사태, 공포-영화, 봉쇄'와 같은 단어도 많이 언급됐는데요.
당시 시민들이 느꼈을 불안감, 두려움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영상취재: 장성태·이지용·이승준/대구, 그래픽: 김종국/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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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민 기자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92597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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