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장비에 수차례 포착됐는데 왜?.. 알람 꺼놨을 가능성
관련 장비 모두 돌려보며 조사 중
"동물들도 감지돼 끈 사례 있어"
어느 쪽이든 인적 과실에 무게
신병확보에 3시간 소요도 문제
일제 점검했다는 배수로 또 뚫려
잠수복 입고 6시간 생존도 의문
한때 차단된 민통선 강원 고성군 민간인통제선 인근에서 16일 북한 남성이 붙잡힌 것과 관련, 민통선 일반인 출입이 한때 차단됐다. 사진은 당시 민통선 출입문이 굳게 닫힌 채 통제가 이뤄지던 모습. 고성=연합뉴스 |
◆감시장비에 수차례 포착됐는데 왜?
휴전선을 비롯한 최전방 지역과 해안 일대에는 폐쇄회로(CC)TV나 열상감시장비(TOD) 등 다양한 종류의 감시장비들이 운용 중이다. 북한 남성이 수영을 통해 남쪽으로 넘어왔다가 붙잡히는 과정에서 군 감시장비는 여러 차례 이 남성을 포착했다. 최초로 식별된 때는 16일 오전 1시20분쯤. 이후 오전 2시까지 3번에 걸쳐 추가로 포착됐다. 포착 횟수 등은 합참과 지작사의 합동조사 과정에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군 소식통은 “관련 감시장비를 모두 돌려보면서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군에 설치된 과학화경계시스템은 CCTV에 움직이는 물체가 포착되면 소초(소대본부) 상황실 컴퓨터 모니터에서 경고가 울리도록 설계됐다. 경고가 울리면 소초는 상부에 즉각 보고하고, 5분 대기조를 출동시킨다. 하지만 해당 지역 담당부대에서는 북한 남성이 16일 오전 4시20분쯤 휴전선에서 5㎞ 정도 떨어진 민통선 검문소 CCTV에 포착될 때까지 사실상 아무런 대응조치를 하지 않았다.
◆CCTV 포착 이후 대응
군은 16일 오전 4시20분에 검문소 CCTV로 북한 남성을 포착했지만, 대침투경계령인 ‘진돗개 하나’는 오전 6시30분이 넘어서야 발령했다. 군이 북한 남성의 신병을 확보한 시간은 오전 7시20분. 몸에 낙엽을 덮고 있던 이 남성은 민간인으로 추정된다. 북한 특수부대 요원도 아닌 민간인을 체포하는 데 3시간이나 걸린 셈이다.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지역에서 이 남성은 아무런 제지 없이 7번 국도를 따라 걸어온 것도 의문이다.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육군 22사단은 3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북한 남성이 철책을 넘어온 사건 직후 군 당국이 경계시스템을 보강했다고 밝힌 곳이다.
◆배수로 뚫린 이유·겨울철 장거리 수영도 의문
반면 방수 잠수복(드라이슈트)을 입었을 때는 6시간 이상을 버틸 수 있다는 주장이 있기는 하다. 군 소식통은 “드라이슈트 안에 옷을 껴입고 체온을 유지한다면 8도에서도 생존 가능시간은 제한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남성이 체포됐을 때, 옷이 젖지 않은 상태였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군 당국의 조사 결과 발표가 이뤄질 때까지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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