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사단 상황실, CCTV 알람 꺼놨나 못 들었나

2021. 2. 1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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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성이 헤엄쳐 내려오는데도 경계가 뻥 뚫린 육군 22사단, 이런 조롱의 대상이 됐는데요.

갈수록 가관입니다.

북한 남성이 CCTV에 포착됐는데도 우리 초소 병사가 자다가 놓쳤다고 어제 단독으로 전해드렸죠.

그런데 원래, 움직임이 감지되면 CCTV 경보가 울리도록 되어 있다고 합니다.

혹시나 근무자가 잠자기 전 알람까지 끈 건 아닌지 조사 중입니다.

정다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벽 1시 20분쯤 우리 땅에 상륙한 게 포착된 북한 남성.

잠수복과 오리발을 벗고 남하하는 동안 세 차례 이상 초소 감시장비에 찍혔습니다.

민통선 검문소 인근 해군 부대 CCTV에도 이동 경로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군이 최초로 인지한 건 3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초소에 설치된 무인 CCTV는 움직이는 물체가 포착되면 자동으로 상황실 모니터에 팝업창을 띄우고
경보를 울립니다.

합참은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상황실 근무자가 알람을 껐거나 소리를 줄여놓은 건 아닌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2012년 노크 귀순, 지난해 월책 귀순 등 유독 22사단에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일각에선 작전 범위가 너무 넓다고 지적합니다.

22사단은 전군에서 유일하게 내륙철책 28km, 해안철책 69km 등 총 97km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서울~천안 거리를 혼자 맡다보니 경계에 구멍이 생겼다는 겁니다.

하지만, 군의 기강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더 큽니다.

지난해 7월 서해 배수로 월북사건 이후 합참은 전군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지만, 공교롭게도 북한 남성이 뚫고 온 배수로 1곳만 예외였습니다.

[박정환 / 합참 작전본부장(어제)]
"(22사단에) 48개의 배수로가 있는데 안타깝게도 유독 그 배수로가 보완이 안 된 것으로…"

한때 번개 같이 적진으로 공격해 통일의 종을 치라는 뜻에서 '뇌종부대'로 불렸던 육군 22사단.

[서욱 / 국방부 장관(어제)]
"이 과학화 시스템 운용을 잘 못하면 무용지물일 수 있습니다. 전방에서의 엄정한 작전기강 매너리즘 타파 이런 것에 대해서 많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채널A 뉴스 정다은 입니다.

dec@donga.com

영상편집 : 오영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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