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비만은 만병의 근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비만'을 고민하는 사람이 늘었다. 비만은 미용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지방의 과다 축적이 원인이 돼 피가 걸쭉해지는 고지혈증과 뇌혈관 질환인 뇌경색, 심장질환인 협심증, 심근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 단것을 많이 먹고 체중이 증가하는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지방간과 암도 비만이 원인 질환이다. 또 여성들의 생리불순과 불임도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비만은 개인의 노력과 아울러 사회적인 차원에서의 대책이 필요한 질환이라 할 수 있다.
비만은 비정상적으로 몸에 체지방이 많은 상태다. 간단하게 비만을 평가하는 방법은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와 허리둘레 수치를 꼽을 수 있다. 체질량지수는 사람의 키와 몸무게로 계산하는데,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kg/㎡)이다. 이 수치가 25kg/m²이상이면 비만으로 정의한다. 허리 둘레는 남성 90㎝, 여성 85㎝ 이상이면 비만이다.
한방에서는 비만의 원인을 담음(痰飮)과 습(濕)으로 본다. 담음은 지방과 수분 등 대사의 노폐물이 제때 배출되지 못해 몸속에 쌓이는 것이다. 이러한 담음의 축적에 기여하는 원인으로 소화기능이 원활치 못해 생긴 식적(食積)과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어혈(瘀血), 그리고 스트레스로 인한 신진대사의 저하를 들 수 있다.
몸 안의 비생리적 수분인 담음은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 생기는데 마치 강물이 하류에 오면 흐름이 느려져 퇴적물이 쌓이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몸 안에 노폐물인 담음이 많이 생기면 붓고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자주 생기며 눈 밑이 검게 변하는 다크서클도 만들어진다. 또 배 속에서 꾸르륵 꾸르륵하는 물소리가 나거나 자꾸만 속이 메슥거리는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그래서 비만 치료도 담(痰)과 습(濕)을 없애주고, 몸속의 탁한 요소를 제거하는 방법을 쓴다. 기본적으로 한방 다이어트의 목표는 후유증 없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을 빼는 데 있다. 한의학에서 인체는 오장육부 상호 간의 힘과 음양의 조화에 의해 건강을 유지하게 돼 있는데 이 균형이 깨졌을 때 병이 생긴다고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한방 다이어트는 잘못돼 있는 인체 내부의 에너지 균형을 찾아주고 활성화시키는 데서 출발한다.
대표적인 처방은 방풍통성산과 태음조위탕이다. 비만치료 처방이 위약(僞藥)이나 양약에 비해 효과적인가에 대한 메타분석에 의하면, 13편의 무작위 대조 비교임상연구에서 방풍통성산과 태음조위탕 효과를 위약과 비교한 연구에서는 모두 체중 및 복부 둘레, 신체질량지수(BMI) 감소에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상기 처방이 제니칼같은 지방흡수 억제제나 메트포르민같은 혈당강하제에 비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었으며, 양약에 비해 약물의존성, 심혈관 질환의 위험, 자살 충동, 탈모나 무월경 등 이상 반응이 적게 보고되어 비교적 안전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흔히 한방 다이어트에 쓰이는 한약으로는 마황(麻黃)을 다용한다. 마황은 에페드린 성분이 들어있어 교감신경 흥분, 식욕 억제, 발한량 증가, 운동수행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작용을 한다. 부작용으로는 가슴 두근거림, 빈맥, 불면증 등이 있으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복용량과 기간을 제한적으로 사용하면 대체로 안전한 편이다. 이밖에도 비만 치료에는 상엽(뽕나무잎), 녹차, 영지버섯, 인진호, 치자, 산사자, 산수유, 구기자, 길경, 인삼 등의 한약들도 고르게 쓰이고 있다. 연구 결과, 모두 지방세포의 분화 억제와 지방합성 억제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식이요법으로는 세 끼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되 가능하면 칼로리가 적은 야채나 나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탄수화물이 많은 곡류 섭취는 되도록 줄이고 현미나 통보리를 먹는 게 바람직하다. 비만에 도움이 되는 한방차로는 녹차를 발효시킨 우롱차가 효과적이고, 율무차나 솔잎차도 좋다. 가급적 금주와 함께 땀이 살짝 날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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