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판 '요동'..박형준 독주 깨지나

박준우 기자 2021. 2. 1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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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판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박형준 후보의 독주에 맞서 이언주·박민식 후보가 우선 양자 단일화에 합의했죠. 지금은 한창 2차 맞수 토론이 진행 중인데 토론회가 끝나면 박성훈 후보와도 3자 단일화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1대1 토론회도 열렸는데요.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합종연횡(合從連衡)이란 표현 자주 들어보셨을 텐데요. 중국의 전국시대에 나온 말이지요. 이 중에 '합종(合從)'은 소진이란 책략가가 제시한 개념입니다. 제일 강대국이었던 진나라에 맞서려면 나머지 여섯나라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전략이죠. 전국시대, 진나라는 중국의 서쪽에, 초나라 등 나머지 여섯나라는 동쪽에 종으로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합종이라고 합니다.

지금 국민의힘 부산시장 선거는 말 그대로 '합종'에 들어갔습니다. 박형준이란 유력 후보에 맞서 나머지 후보들이 단일화를 시도하고 있는 건데요. 우선 이언주·박민식 두 후보는 단일화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합니다.

[박민식/전 의원 : 박성훈 후보가 결단 못내려서 시간적 한계가 있어서 이언주 후보 양자 단일화 추진해 보자 이렇게 공감대 형성이 되어 있고 오늘 또 티비 토론이 있어서 늦어도 오늘 밤이나 내일 오전 중에는 결정이 나리라 봅니다.]

박성훈 후보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죠. 그러다 보니 일단 두 사람이라도 먼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인 건데요. 지금 이 시각 부산시장 후보 2차 맞수토론이 한창 진행 중인데요. 두 후보는 오늘 토론이 끝나면 박성훈 후보와 3자 단일화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달 25일 후보자 합동 토론회가 예정돼있죠. 그 전에 단일화를 마무리 짓는 게 목표입니다. 단일화 방식은 오늘 오전 양쪽 캠프 실무진들끼리 논의했는데요. 이언주 후보와도 통화를 해봤는데 자신에게 불리한 방식이어도 모두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박민식 후보도 방식을 놓고 논쟁을 벌이기보단 일단 단일화 자체가 목표인 듯합니다.

[박민식/전 의원 : (단일화 방식은?) 단일화 방식은 뭐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보통 정치권에서 행해지는 방식을 택하지 않을까요. (여론조사?) 그런 것이 대표적이겠죠.]

야권의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역시 화두는 단일화죠. 국민의힘 후보와 제3지대 후보 간 최종 단일화를 두고 물 밑에선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듯 합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여러 지점에서 의견 충돌이 있는 건데요. 일단 단일 후보의 기호는 몇 번이냐를 두고 논쟁 중입니다.

[정진석/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화면출처 : 유튜브 '국회대학교' / 지난달 13일) : 우리는 제1야당 국민의힘은 기호 2번 단일화를 원하는 겁니다. 기호 2번. 그래야만 우리가 기호 2번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기존의 지지층과 중도층을 합한 승률을 가장 끌어 높일 수 있는 구도다. 기호 2번 단일화. 그런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기호 4번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는 거예요.]

상복을 1년 입느냐, 3년 입느냐를 두고 조선시대 서인과 남인이 다툰 1차 예송논쟁 같기도 하지만요. 이 둘은 꽤나 진지합니다. 보통 여당이 기호 1번, 제1야당은 기호 2번인데요. 국민의힘은 설사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최종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국민의힘 기호인 2번으로 나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2번을 달고 나가는 게 선거에서 유리하다는 거죠. 만일 안 대표가 그냥 기호 4번으로 나간다면 국민의힘 지지 세력을 온전히 흡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반면 국민의당은 물러설 기미가 없어 보입니다.

[권은희/국민의당 원내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 15일) : 국민의당 후보로서, 하지만 야권 전체 단일화된 후보로서 이번 선거에 임하겠다고 말씀을 드렸고, 그렇다면 기술적으로는 기호 4번의 후보가 되는 상황입니다.]

이미 국민의당은 기호 4번을 부여 받았고 안 대표는 공당의 대표입니다. 기호 2번을 달고 나가면 사실상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건데요. 결코 쉽지만은 않은 선택일 겁니다.

토론 방식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국민의힘은 주제를 정하지 않고 후보 둘이 자유롭게 1대1 스탠딩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토론회를 진행 중이죠. 하지만 안철수 대표 측에서는 주제를 잡고 토론을 하자고 주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주제를 잡는 게 사전에 대비하기 쉽기 때문인데요. 그간 안 대표의 토론 능력은 중대한 약점으로 꼽혀왔습니다. 안 대표가 지난 2017년 19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보여준 미숙함 탓인데요.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제가 안철수 입니까, 갑(甲)철수입니까. 실망입니다. 그만 좀 괴롭히십시오.]

당시 안 대표의 토론회 발언 장면은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서 희화화되며 확대 재생산 됐었죠. 선거전 초반 안 대표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대표적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이후로도 줄곧 토론 능력이 약점으로 거론되니까 최근 안 대표 본인이 직접 이런 해명도 내놨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화면출처 : 유튜브 '안철수' / 지난달 21일) : 심지어는 후보자들끼리 토론은 내용이 없어도 임기응변이나 말싸움만 하고 뭐 딴청피우고 이런 기술이 발달한 사람이 잘하는 것처럼 보여져요. 그러다 보니까 거기에 좀 적응을 못했던 측면도 있었는데요. 그런데 그다음에 서울시장 토론을 했거든요. 그걸 보신 분들이 야 저 대선 때 저렇게 하지.]

오늘은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후보 토론회가 열렸지요. '문재인 정부 4년간의 평가와 대안'이란 주제로 진행됐는데요. 안 대표로선 지난 2018년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 이후 TV토론은 꽤 오랜만인데요. 토론회 전부터 관심사는 안 대표가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였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평소의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그걸로 충분히 진심이 전달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평소에 여러 정책 발표를 했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 정책에 대해서 조금 더 쉽게 많은 분들께 설명드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 대표가 주말에는 주로 토론 연습에 매진한다라는 말이 돌기도 했었죠.

[권은희/국민의당 원내대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제) : (토론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어서 따로 훈련도 했다, 이런 보도도 있던데. 그랬나요?) 토론과 관련해서 훈련을 한다기보다는 소통하고 공감하는 부분에 많이 방점을 두고 그런 부분들을 주변 의원들이나 아니면 자문을 구하시는 그런 분들하고 꾸준하게 소통과 공감을 해 오셨습니다. (일종의 예행연습을 하시긴 하신 거군요.) 정치인이 당연히 소통과 공감은 필요한 부분이죠.]

진정성으로 승부하겠다던 안 대표, 오늘 토론회에 앞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장한 모습으로 다시 한 번 각오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대한민국과 서울의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저 안철수가 그 일을 어떻게 감당해낼 것인지, 제 계획을 말씀드리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반드시 야권이 정권교체를 이루게 하겠다는 제 의지를 보여드리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금태섭 전 의원 측은 안 대표의 '진정성'에 '참신함'으로 맞서겠다고 사전 예고했었죠. 금 전 의원은 오늘 토론에서 역시나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금태섭/전 의원 : 10년 전 방식 10년 전 사람들로는 승리할 수 없습니다. 판을 바꾸고 사람을 바꿔야 합니다. 소통과 원칙을 상징하는 후보 실제로 변화를 만들어내는 후보가 필요합니다. 제가 바꾸겠습니다. 소신의 금태섭 서울을 바꾸겠습니다.]

오늘 토론은 사회자 질문과 주도권 토론, 자유토론 순으로 80분 동안 진행됐는데요.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부각하면서 반대로 자신의 정책적 역량을 어필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이 정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무능과 위선의 정부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번 시장은 인수 위원회 기간이 없습니다. 따라서 서울 미래 비전회를 발족을 시켜서 또 병행해서 지난 9년간 여러 가지 정책들에 대한 평가를 할 생각입니다.]

두 후보의 토론회 내용은 들어가서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언주-박민식, 양자 단일화 합의…안철수-금태섭 첫 토론 대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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