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새정치만 10년째, 성과 있나?"..안 "정치개혁 초심 여전해"

김미나 2021. 2. 1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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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7 보궐선거]'제3지대 단일화' 첫 토론.."내가 잘했다" 자평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와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채널에이(A)> 사옥에서 열린 단일화를 위한 토론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0년 전 ‘새정치’라는 기치를 들고 나오셨다. 그런데 10년 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나?”(금태섭 후보)

“금 후보나 저나 정치를 같은 시기에 시작했다. 정치를 개혁하겠단 초심, 의지는 여전히 굳고 똑같다.”(안철수 후보)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와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가 18일 ‘문재인 정부의 4년 평가와 대안’이란 주제로 제3지대 단일화를 위한 첫 토론회를 했다. 토론 규칙 등에 대한 이견으로 예정된 날짜보다 사흘 늦게 마련된 이날 토론회에서 안 후보는 서울시장 출마 선언 뒤 내세운 공약들을 거듭 강조하는 한편,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금 후보는 안 후보의 소통능력 부재와 대선출마 여부 등을 따져물으며 자신이 문재인 정부의 독선을 심판할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야권 단일화’ 한 배 타고 정부 여당에 맹공

두 후보는 토론회 초반,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토론 주제를 현 정부에 대한 평가로 잡은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인사, 공정과 정의 세우기 실패 등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권 4년에 대한 심판 평가의 성격을 갖고 있다”며 야권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고, 금 후보는 자신이야말로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 문재인 정부의 문제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낼 후보”라며 안 후보를 견제했다.

‘2단계 단일화’ 상대인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은 자제했다. 금 후보는 사회자가 ‘그동안 비판했던 국민의힘과 어떤 관계 맺을 것인지’ 묻자 “단일화를 앞두고 국민의힘을 비판하지 않겠다. 단일화가 되면 국민의힘과 정교한 협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통합 선대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며 “합의된 정책을 진행한다는 믿음이 있어야 양 지지층이 한마음으로 단일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금 “대선 나갈 것 아닌가?”…안 “걱정 않으셔도 된다”

금 후보는 토론 중반부터 안 후보의 약점으로 꼽히는 ‘소통능력 부족’과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물고 늘어졌다. 그는 “이번 야권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불통에 대해 지적해야 하는데 안 후보도 소통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했다. 안 후보는 “절대로 혼자서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또 모든 사람과 다 할 수가 없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오해들이 생기는 경우를 경험했다”고 해명했다. 금 후보는 안 후보가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가 번복하게 된 과정을 언급하며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2022년) 대선에 나갈 것 아닌가. 어떻게 말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 믿느냐”고 했다. 안 후보는 “지금 발표하는 공약들이 전부 5년 공약이다. 이런 문제(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응수했다.

‘퀴어 퍼레이드’ 놓고 이견…금 “안철수 답변 실망”

코로나 19 대책·소상공인 지원책 등 정책 전반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던 두 후보는 서울시의 ‘퀴어(성 소수자) 퍼레이드’를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금 후보는 토론회 마지막 질문으로 2018년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안 후보에게도 퀴어 퍼레이드에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안 후보는 “차별에 반대하는 건 당연하다. 개인들의 인권은 존중돼야 마땅하다”면서도 “그런데 타인의 인권도 굉장히 소중한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 금 후보는 답변이 본질을 벗어났음을 지적한 뒤 “대단히 답변이 실망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안 “말 잘하는 해설사보다 해결사 되겠다”

안 후보는 토론 마지막 발언 때 “말 잘하는 해설사보다 일 잘하는 해결사가 되겠다”고 했다. 토론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토론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누가 더 진정성 있고 정직한가, 능력있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 아니겠나. 시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있으실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자유토론에 자신감을 보여온 금 후보는 이날 안 후보를 날카롭게 공격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크게 앞서 나가고 있는 안 후보에게 공세를 펴며 지지세 반전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금 후보는 토론회 뒤 “어떤 식으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할 것인가가 토론의 초점이었는데 제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지 않았나”라고 자평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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