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예탁금 한달 새 74조→64조..'빚투'는 21조 신기록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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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대기자금으로 일컬어지는 투자자예탁금이 1월 중순 정점에 이른 뒤 감소세를 타면서 한 달 남짓 만에 10조원가량 줄었다.
18일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17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4조8066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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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탄력은 떨어진 상황 반영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 26조→19조
"급상승 국면 한 단락 지은 것"
증시 대기자금으로 일컬어지는 투자자예탁금이 1월 중순 정점에 이른 뒤 감소세를 타면서 한 달 남짓 만에 10조원가량 줄었다. 반면, ‘빚투’(빚내서 투자하는) 수준을 가늠케 하는 신용공여 규모는 역대 최고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증시 활황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상승 탄력은 뚝 떨어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17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4조8066억원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로 이어진 주식 열풍 속에서 1월11일(72조321억원) 처음으로 70조원을 넘고, 이튿날 74조4559억원으로 역대 최고점을 찍은 뒤 점차 줄어 이달 10일(63조8262억원) 이후 65조원 아래로 떨어져 있다. 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 두거나 주식 매각 뒤 찾아가지 않은 돈이다.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정부의 대출 억제책에 따라 은행들이 한도 대출을 줄이고, 금리를 올린 데 따라 예탁금이 줄어든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석원 에스케이(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탁금이 주식 매수로 쓰이는 경우에도 줄기 때문에 한 가지로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타 금융권·타 자산에서 증시로 들어오는 신규 자금이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초 이후 이어진 상승 추세가 약해져 (급상승 국면의) ‘한 단락’을 지은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대금이 줄어든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이달 들어 18일까지 코스피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9조원 수준이다. 지난달 26조5천억원에서 크게 줄어 있다. 코스닥 시장 쪽도 1월 15조6천억원에서 이달 12조8천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양쪽 시장을 합치면 1월보다 10조원가량 적다.
최 센터장은 “그동안 주식 가격이 빠르게 올라 상대적 매력도, 기대수익률이 떨어져 있다”며 “가격 부담이 해소되거나 기업 이익에 대한 전망치가 추가로 높아지기까지 소강 국면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7.07(1.50%) 떨어진 3086.66에, 코스닥은 12.35(1.26%) 낮은 967.42에 마감했다.
예탁금 감소세와 달리 신용공여 잔고는 사상 최고치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지난 1월7일(20조1223억원) 처음 2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17일 21조8220억원까지 불어났다. 신용공여 잔고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금액의 누적치다. 잔고가 많다는 것은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예상에 따라 빚을 내 투자에 나설 뜻이 강함을 나타낸다.
서영수 이사는 “레버리지(차입)를 이용한 투자 수요는 계속되고 있으며 투자 심리는 그대로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며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는 전반적인 흐름은 이어지는 속에서 신용공여 쪽으로 일종의 ‘풍선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했다.
연일 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신용공여 규모는 물론이고 예탁금 또한 장기 추세로 보아선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예탁금 규모는 2019년 말까지만 해도 20조~30조원 수준이었다. 최석원 센터장은 “집값이 대폭 떨어지거나 금리가 급격히 높아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다른 자산에 비해 주식 쪽으로 자금을 더 많이 배분하는 쪽으로 변해 있는 ‘큰 판’의 (자산시장) 모양은 당분간 유지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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