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학사모는 못 던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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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 캠퍼스.
이날 학교에서 졸업식 기분만 내며 사진을 찍은 숙명여대 졸업생 서아무개(25)씨도 "캠퍼스가 휑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며 "지난해 8월에 졸업할 수 있었지만 오프라인 졸업식에 참여하고 싶어 미뤘는데, 올해도 같은 상황이라 차라리 지난해에 졸업하는 게 나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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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행사 생략하거나 비대면
학생들은 학위복 입고 기념촬영만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 캠퍼스. 학위복을 입은 졸업생들이 친구나 가족과 함께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들의 표정은 밝았지만, 캠퍼스 전체가 졸업생과 축하 인파로 가득했던 과거와 달리 학교는 대체로 한산했다. 이날 예정된 졸업식이 코로나19 탓에 취소되고, 며칠간 학위복을 대여해주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다수 대학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럿이 모여 학위수여증을 받고 학사모를 던지는 졸업식 풍경은 볼 수 없다.
이날 학교를 찾은 서강대 졸업생 김민선(26)씨는 “평소 졸업식 때처럼 여러 사람을 만나기 어렵고 뒤풀이도 할 수 없어 졸업식 분위기가 나지 않는 것 같다”며 “지방에 계시는 부모님도 부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학교에서 졸업식 기분만 내며 사진을 찍은 숙명여대 졸업생 서아무개(25)씨도 “캠퍼스가 휑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며 “지난해 8월에 졸업할 수 있었지만 오프라인 졸업식에 참여하고 싶어 미뤘는데, 올해도 같은 상황이라 차라리 지난해에 졸업하는 게 나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탓에 졸업식날 계획을 바꾼 졸업생들도 있다. 19일 학교에서 사진을 찍을 예정이라는 성균관대 졸업생 김영준(28)씨는 “졸업 사진을 예약해 찍으려고 했는데 졸업식을 하지 않는다고 해 계획을 취소했다”며 “진짜 졸업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소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학교에서 사진을 찍은 서강대 졸업생 손아무개(26)씨는 “원래 부모님과 사진을 찍은 뒤 식당에 가려고 했는데, 코로나가 걱정돼 식당 대신 배달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예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거나, 온라인 졸업식을 시청하지 않기도 한다. 최근 잡코리아가 졸업을 앞둔 대졸 예정자 573명을 상대로 졸업식 참여 의사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9%가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홍익대 졸업생 김아무개(26)씨는 “졸업식을 안 하는데 굳이 시간을 따로 내 갈 필요성을 못 느껴 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생중계 졸업식을 보지 않았다는 성균관대 졸업생 송아무개(29)씨도 “오프라인이면 참석했을 텐데, 온라인 졸업식에는 아무래도 관심이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졸업식 특수’를 누리지 못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날 서강대 정문 앞 가판대에서 꽃다발을 판매한 이옥희(39)씨는 “졸업식 참석 인원이 줄어 판매량도 지난해 대비 80%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학위복에 매는 흰색 리본을 판매한 박정숙(58)씨도 “동국대에서는 아예 단 한장도 못 팔고 왔다”며 “10년째 이 일을 하고 있는데 이 정도로 장사가 안되기는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보안요원에게 “학교 밖으로 나가달라”고 제지당한 사진기사 정아무개(66)씨는 “코로나 때문에 외부인은 아예 못 들어오게 하는 학교가 많아 사진기사들은 거의 일감이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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