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임팩트, 미래행복 설계 위한 '사회적 휘슬'을 정독하다

2021. 2. 1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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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반란 주최 '3회 소셜임팩트포럼' 개최
이번엔 독서토론으로 사회적가치 집중 고찰
석학 8인 통찰 담은 '인간을 위한 미래' 화두
경제적성장+사회적행복, 소셜임팩트에 접목
김동연 이사장 "각자 상상력의 지평 넓히자"
김동연 유쾌한반란 이사장이 ‘제3회 소셜임팩트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 현재 한국이 겪는 사회적 문제는 풍요의 역설(paradox of affluence)로 설명된다. 풍요의 역설은 모두가 경제적 성취를 희망하지만 막상 풍요로운 사회에 진입하면 대다수가 실망하는 현상을 말한다.(중략) 향후 한국 사회는 ‘얼마나’ 성장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성장을 할 것인가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 고용도 안되고 분배도 없는 성장의 방향으로 계속 나아간다면 사회적 불만, 불안, 분노는 더욱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중략)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행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선진국의 공통점은 바로 소셜 퀄리티(social quality), 즉 사회의 품격이다. 사회의 품격이란 안전, 포용, 공정, 참여 등 사회적 가치가 잘 구현되는 인프라다.(중략) 품격없는 사회는 분노 사회가 된다.(중략)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비즈니스로 수익도 충분히 달성하는 똑똑하고 존경받는 기업(respected company)이 지속가능성을 평가받는다. 반면 돈만 잘 벌고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불량기업(detestable company)과 두가지를 모두 못하는 멍청한 기업(stupid company)도 있다.(중략) 거버넌스의 일관성은 사회의 안전망과 직결된다.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가기 위해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위기를 알리고 예측하고 방향을 재조정하도록 일깨우는 사회적 휘슬이다.(인간을 위한 미래, 33~62페이지 부분발췌,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의 글 ‘1장 미래의 조건:미래의 부가 아닌 미래의 행복을 설계하자’ 중에서).

책 소개는 아니다. 번뜩이는 통찰력을 잠시 인용하려는 것이다. 위 글은 대한민국 석학 8명이 쓴 ‘인간을 위한 미래’(저자 김도현 이재열 김홍중 김도년 김대식 강형구 정유진 김재인, 2020.9.18 출간, 출판사 클라우드나인)에 나오는 것중 일부분이다. 세상은 옛날에 비해 풍요로워졌는데 왜 예전보다 더 큰 불만과 분노로 가득차 있는지, 온화와 평정심 대신 갈등과 반복이 언제부터 똬리를 틀고 있는지 그 궁금증의 단초를 사회, 경제학적으로 설명해주는 분석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기업과 기업인 역시 이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 이득을 취할수록 갈증이 해소되기는 커녕 점점 목마름으로 다가오는 부(富)에 욕망, 그 욕심에 휩쓸리다보면 망각하게 되는 기업경영의 본질…. 그것에 대한 경계론이 문장에 담겨있다. 역설적으로, 책엔 건강하고 건전한 욕망(경제적 이윤 추구)과 사회적행복(사회적가치 추구)을 동시에 추구하는 업(業)철학으로 무장할때 우리 뿐 아니라 미래세대에 희망이 있다는 절실함이 녹아있다.

소셜임팩트포럼(Social Impact Forum)은 평소 누구보다 이런 점에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소셜임팩트포럼은 사단법인 유쾌한반란(이사장 김동연)이 지난해 9월 신설했다. 포럼은 소셜임팩트 기업 20여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소셜임팩트(Social Impact)는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이나 공유가치창출(CSV)보다 한층 강력한 개념이다. 사회적으로 선(善)한 영향력을 창출하는 기업과 그 기업가 정신을 뜻한다. CSR, CSV 보다 한차원 높은 혁신과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경제적 가치는 물론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자는 기치를 중요시한다. 기업 이윤을 추구하는 동시에 사회적행복에 기여하는 ‘가치 경영’을 지향하는 것이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랜 공직생활을 마감한뒤 유쾌한반란 법인을 만들었고, 그 법인을 통해 소셜임팩트포럼을 발족했고, 소셜임팩트 기업 문화 발현과 확산에 주력 중이다.

‘제3회 소셜임팩트포럼’에서 김동연 유쾌한반란 이사장의 진행으로 독서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유쾌한반란은 18일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에비뉴 아트스탠드에서 ‘제3회 소셜임팩트포럼’을 개최했다. 기존 포럼은 회원사 탐방 형식으로 진행됐으나 이번 포럼의 콘셉트는 독서토론이었다. 그 토론의 재료가 ‘인간을 위한 미래’라는 책이었던 것이다. 책은 김 이사장이 직접 선정했다. 김 이사장의 초청으로 이날 자리에는 저자인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이재열 서울대 교수도 함께 했다. 책 내용의 줄기와 소셜임팩트포럼의 지향점이 매우 닮았다는 점에서 토론대상 도서로 선정한 이유가 명확히 보인다. 실제로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행복을 동시 달성해야 인간의 미래가 있다는 책 주장과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선 기업 이윤과 사회적 가치를 둘다 잡으려는 ‘사회적 휘슬’을 불어야 한다는 포럼의 기치는 정확히 일치한다. 

이날 독서토론은 김동연 이사장이 직접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토론회에는 소셜임팩트포럼 회원사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했다. 토론회에서는 회원 기업의 근황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고, 본격적으로 ‘인간을 위한 미래’ 책에서 나온 기업의 또다른 숙명, 즉 사회적 가치 실현의 중요성을 공유했다. 소셜임팩트포럼 회원사가 대체로 젊은 기업이라는 점에서 김 이사장은 젊은 경영자 또는 젊은 기업인과의 소통 외에도 ‘젊은 경영’에 대한 사회, 경제학적 통찰에 대한 공유에 프로그램의 초점을 맞췄다.

김 이사장은 “책을 읽어보니 내용이 너무 좋았다”며 “지금은 일상이 바뀌고 가치도 바뀌고 있는 시대인데, 우리가 지속가능하고 발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우리가 맞이할 미래에 대한 토론이 아닐까 싶어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각자의 상상력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양호 유쾌한반란 이사는 “우리 시대의 한축이 ‘지식의 창조적 마찰’이라고 보는데, 다양한 업종, 다양한 사람이 만나 이것저것 얘기하다보면 창조적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토론에 초대받은 김대식 교수는 “AI기술이 사회 경제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점을 학자로서 고민하는데, (소셜임팩트포럼 회원사)여러분과 같이 일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열 교수는 “자본주의의 개발을 가져오는 여러가지 현안에 대해 여러분과 의견을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독서토론에 참여한 윤석원 테스트웍스 대표는 “AI 미래는 우리에 달렸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가 우리 미래의 열쇠라는 점에서 미래에 대한 철학을 얘기하고 싶다”고 했고, 김정태 MYSC 대표는 “과거의 금융 자본시장은 소셜임팩트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이런 토론을 계기로 함께 새로운 길을 찾았으면 한다”고 했다. 

미래에 대한 통찰을 주제로 한 책, ‘인간을 위한 미래’.

한편 포럼 앞부분에선 파트너회원 및 협력기업 소개가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자기 소개와 함께 소셜임팩트포럼과의 협력 방안을 간단히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안준식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김대기 한글과컴퓨터 부사장, 김진영 KB국민은행 상무, 이윤아 세아홀딩스 팀장, 박송인 우아한형제들 팀장이 참석했다. 안준식 부사장은 “개인적으로 사회공헌 쪽 업무를 오래했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인지 정답을 찾지 못했다”며 “다만 그 단초가 진정성과 꾸준함이 아닐까 싶은데, 그걸 회원사와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김대기 부사장은 “소셜임팩트포럼 회원사의 발전에 어떤 식으로 기여할지 고민하겠다”고 했다. 김진영 상무는 “세상이 빨리 변화하면서 누구에겐 위기로, 누구에겐 기회로 작용하는데, 성장가능성이 있는 (소셜임팩트) 기업과 인연을 맺고 이들이 스타기업으로 클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이윤아 팀장은 “지금은 환경이나 ESG경영에 관심이 높은 시기”라며 “철강전문기업으로서 그런 것을 많이 배우러 왔다”고 했다. 박송인 팀장은 “우리 회사는 ‘아이들이 행복한 어른이 되는 것’을 모토로 출발했고, 그런 철학에 맞춰 포럼 회원사와 같이 하겠다”고 했다. 

이후 신규 회원 소개 프로그램이 이어졌고 장성오 복지유니온 대표, 권오설 넥스트지 대표, 이인구 이큐포올 부사장이 신규 회원사로서 이름을 정식으로 올렸다. 본인이 사회복지사로 일했었다는 장성오 대표는 “어른신들에게 영양돌봄 체계를 만들어 드리자는 마음에서 출발했고, 어르신들의 자기주도적 건강한 삶을 돕고 노인의료비 등 사회적 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싶다”는 경영철학을 피력했다. 권오설 대표는 “우리는 ‘IT가 복지다’, ‘최고의 복지는 고용이다’는 모토로 시작한 곳이며, 통신약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인구 부사장은 “수어 번역 솔루션으로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게 우리의 미션”이라며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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