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류 바뀌나..쌍용차 'P플랜' 가능성은?(종합)

박주연 2021. 2. 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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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고용 감안하면 지원하는 것이 나아"..이재명 지사도 힘 보태
잠재적 투자자 HAAH와 산은 협의가 관건..협력업체 "대출약속 필요"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생산차질과 협상 난항으로 낭떠러지 앞에 서있는 쌍용자동차가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P플랜'(사전회생계획·Pre-packaged Plan)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달 마지막 영업일인 26일까지 법원에 P플랜을 신청할 예정이었지만 이해관계자간 협상이 진척되지 않으며 이를 다음달 초중순께까지로 조정키로 했다. 법원은 당초 2월28일까지 쌍용차의 회생 개시를 유예키로 했지만 쌍용차 측에 보름 가량을 더 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생존을 위해서는 잠재적투자자 HAAH오토모티브와 산은의 협상이 절대적이지만 양측은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HAAH오토모티브는 자신들이 쌍용차에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원)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산은이 같은 규모의 금액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산은은 "쌍용차에 대한 잠재적 투자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금융지원을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 일각에서는 쌍용차 지원에 대한 긍정적 기류가 일고 있다. 쌍용차의 고용과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쌍용차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쌍용차 직원은 4800여명이며, 헙력업체 직원은 10만여명에 이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으로부터 쌍용차 사태와 관련된 질의를 받고 "산업부 장관이 이야기 하는 것이 적절해보이지만 제 입장에서는 고용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지원하는 것이 나아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 위원장은 쌍용차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해달라는 유 의원에 당부에 "시간이 많지 않은데 협력업체를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협력업체를 지원할 것이면 쌍용차를 지원하고 쌍용차가 협력업체를 지원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쌍용차 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경기도는 17일 쌍용차 협력업체의 유동성 위기를 돕기 위해 50억원 규모의 특례보증을 지원키로 했다. 이 지사는 "쌍용차 문제는 경기도의 해결과제"라며 "쌍용차 경영 정상화를 위해 경기도 차원의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21일 서울 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신청서와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결정 신청서(ARS 프로그램)를 접수한 후 새 주인 찾기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와 잠재적 투자자 HAAH오토모티브간 입장차로 4자(산업은행·쌍용차·마힌드라· HAAH오토모티브)간 협의가 사실상 불발되며 마지막 카드로 'P플랜'을 택한 상황이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17. photo@newsis.com

P플랜은 워크아웃의 신규자금 지원 기능과 법정관리의 채무조정 기능을 합친 제도다. 채권단 신규자금 지원을 전제로 3개월 정도의 단기 법정관리를 거치며, 법원주도로 신속한 채무조정을 할 수 있다. P플랜 가동을 위해서는 채무자 부채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 또는 채권자의 동의를 얻은 채무자가 회생절차 개시 전 사전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쌍용차의 경우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계획과 산은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쌍용차의 새 주인 찾기가 난항을 이어가며 생산 차질도 극심해지고 있다. 쌍용차는 회생신청 직후인 지난해 12월 24~28일 협력사들의 납품거부로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협력사들의 협조로 공장 가동이 재개됐지만 지난 3일부터 공장이 다시 멈춰섰고, 7영업일만인 16일에야 공장 가동이 잠시 재개됐지만 17일부터 다시 생산 중단에 들어간 상태다. 쌍용차 공장이 멈춰서고, 납품과 차량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350여 협력업체들도 줄도산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쌍용차 협력업체들이 도산할 경우 다른 완성차업체에도 타격이 전이될 수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17일 쌍용차 협동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쌍용차 현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에 쌍용차 회생을 건의키로 했다.

쌍용차 협동회 비대위는 자동차산업협회에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부 지원이 절실함을 호소했다. 특히, 투자자의 투자계획 확인, 인도중앙은행의 마힌드라 회생절차 승인시 성공적인 인수절차를 위해 선언적인 산업은행의 대출 약속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투자자 투자금액은 약 3000억원 수준이다.

아울러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쌍용차 중소협력업체의 회생채권, 공익채권을 담보로 우선적인 자금지원을 통해 쌍용차의 부품생태계가 붕괴되지 않도록 우선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18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회의에서 정세균 총리에게 금융권을 통한 쌍용차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 협회장은 "쌍용차가 해고자 복직 등 정부에 적극적으로 협조했었다"며 "이번에 산업은행이 분명하게 (지원)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에 대해 "은성수 위원장이 잘 하고 있어 신뢰한다"며 "잘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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