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버블 검토..3단계 땐 매일 보는 사람 외엔 못만나

복지부 거리두기 개편안
거리두기 5단계서 3단계로
사적모임 단계별 인원 제한
3단계땐 3인이상 금지 검토

앞으로는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별로 '20인·10인·5인·3인' 등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차등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새롭게 준비 중인 거리 두기 체계 개편안은 자영업자 등에게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는 시설 중심 집합금지 조치를 최소화하고, 그 대신 개인 행위 규제를 강화하는 것을 큰 방향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영업제한 조치를 완화하더라도 모임 자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자영업자 매출 감소 등 타격이 불가피해 불만은 여전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18일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 방향 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단순화하고 다중이용시설 집합금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거리 두기 체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대신 대규모 감염을 막기 위해 인원 제한 등으로 시설 내 밀집도를 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새 거리 두기 패러다임을 '자율과 책임'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막대한 경제적 피해와 형평성 문제 등을 초래하는 현행 시설 중심 집합금지 조치가 더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거리 두기 개편안에서는 개인 활동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외출, 모임, 행사 등 위험도가 높은 개인 활동을 관리할 단계별 방역 수칙을 검토하고 있다. 또 위반자에게는 코로나19 치료비나 방역 비용을 청구하는 구상권을 강화할 예정이다.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 일환으로 이어져 온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와 같은 사적 모임 인원 제한 조치도 단계별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4인까지는 되고 5인은 안 되냐는 지적이 나와 기준선을 만들기가 어렵다"면서도 "이번 거리 두기 조치를 만들 땐 단계 속에 (사적 모임 금지를) 넣어보려고 한다. 정식으로 편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단계별로 적용될 모임 인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지난 9일 열린 거리 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2차 공개토론회에서 안정적 현상이 유지되는 생활방역 단계에서는 20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고 이후 1단계 때는 10인 이상, 2단계 때는 5인 이상, 3단계 때는 3인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해외의 '소셜버블(social-bubble)' 개념도 참조되고 있다. 손 사회전략반장은 "뉴질랜드와 캐나다를 보면 소셜버블이라고 해서 가족이나 직장 동료 등 매일 얼굴을 보는 사람들을 규정하고, 3단계가 되면 이 사람들 외에 만나지 말라고 규제한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소셜버블은 가족·친구·동료 등 평소 접촉이 잦은 사람을 10명 미만으로 묶어 만남 자체를 이들에 국한시키는 규제를 말한다.

정부는 5단계(1→1.5→2→2.5→3단계) 체계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현행 체계가 '0.5단계' 차이로 세분화돼 위험성을 인지하는 게 쉽지 않고 단계별 행동 메시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윤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