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골프 막히자..제주CC 골퍼 역대 최대
지방 내장객 두자릿수% 증가
"4050 중장년층 소비 패턴이
2030보다 코로나와 무관해"
◆ 코로나 新풍속도 ◆
수도권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친구들과 함께 전라도에 있는 골프장에 다녀왔다. 좀 멀긴 했지만 바람도 쐬고 코로나19도 피할 겸 해서다. 김씨는 "KTX를 타니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종종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거리 두기 2.5단계가 이어지자 지방에 있는 골프연습장들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때아닌 특수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 확산세를 피해가며 '똑똑한 소비'를 하는 연령대는 2030인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비씨카드 데이터사업팀에 따르면 지난해 비수도권 골프연습장(스크린골프장 포함) 매출은 전년보다 최대 5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을 보면 11월 셋째주 5890만원이었던 비수도권 골프연습장 매출은 겨울이 시작되는 12월 첫째주에 2840만원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4120만원에서 3810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지난해 12월 말까지 코로나19 전보다 높은 매출을 이어갔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당구장과 헬스장, 골프 라운드 등 수도권에서 영업정지가 된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수도권 사람들이 비수도권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전국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의 골프장 내장객(잠정)은 239만951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66년 제주 1호 골프장 제주 칸트리구락부(제주CC)가 생겨난 후 역대 최대 내장객 수다. 2019년(209만1504명)에 비해서는 14.7% 늘었다.
지난해 제주 골프 내장객 중 외지 방문객과 외국인은 127만939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5% 증가했고 제주도민도 112만114명으로 같은 기간 11.7% 늘었다.
전국에서도 골프장 내장객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곳이 수두룩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경기 시흥 아세코밸리 골프클럽의 경우 2019년 내장객은 6만9018명에서 지난해 13만7978명(3분기 기준)으로 2배가량 급증했다. 전북 장수 골프리조트도 같은 기간 3만6298명에서 5만7386명으로 58%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골프장이 호황을 누린 건 해외 골프여행 감소가 가장 주된 이유로 꼽힌다.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해외에서 입국할 경우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해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로 골프여행을 자주 갔던 내국인들이 국내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말연초를 맞이해 강릉 등 강원도 지역으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강릉' 관련 연관어엔 여행과 코로나, 바다, 해돋이 등이 자리 잡았다.
데이터 분석 결과 연령에 따라 코로나19 민감도는 달라졌다. 2030은 코로나19 확산세를 피해 움직였으나, 4050은 코로나19 무관하게 소비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사람들의 지역 외 소비를 보여주는 '탈출소비지수'를 보면, 4050 중장년층은 4.24~4.78로 꾸준히 높게 유지했다. 탈출소비지수는 수도권 사람들의 지역 외 결제액을 지역 내 결제액으로 나눈 값에 1000을 곱한 수치다. 수도권 외에서 소비를 많이 할수록 탈출소비지수가 높아진다. 반면 2030 청년층은 지방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어난 3월 탈출소비지수가 0.84였고, 수도권 확진자가 늘기 시작한 7월엔 2.02를 기록했다.
[이새하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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