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낸 신현수에 쏠린 눈..대통령 만류에도 사직할까

靑 '민정수석 사태' 정국 파장
申 복귀땐 갈등 일단 봉합
재보선 후 논란 재연될수도
申 사의 굽히지 않을땐
정국 후폭풍 만만찮을 듯
국면전환 위한 개각 가능성도
野 "운영위에 신현수 부를것"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곤혹스러운 듯 머리를 만지고 있다. [이승환 기자]

검찰인사를 두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정면충돌하며 사표를 던진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휴가를 내고 입장 정리에 들어갔다. 신 수석의 결심에 따라 초유의 청와대 참모진 사퇴 파동이 봉합될지, 결국 교체 수순으로 갈지가 결정된다. 18일 청와대는 신 수석이 이틀간 휴가를 내고 주말까지 숙고의 시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오는 22일에는 신 수석이 출근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여 다음주 초에는 어떤 식으로든 사태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의를 고수하고 있는 신 수석에게 입장 정리를 위한 시간을 주면서 사표 반려 의지를 다시 한번 전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특히 대통령으로서 참모진의 사의를 만류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별도로 숙고의 시간까지 주면서 신 수석을 배려한 만큼 신 수석도 사의를 거두고 업무에 복귀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충분히 숙고하고 본래 모습으로 복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신 수석이 문 대통령의 만류로 사의를 거둬들이면 검찰인사를 두고 불거진 법무부와 신 수석 간 갈등은 일단 봉합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도 이날 신 수석과의 갈등에 대해 해명하며 소통 의지를 밝힌 만큼 조만간 단행될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신 수석 입장이 반영되면서 역할을 되찾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다.

문제는 이미 박 장관과의 관계에 균열이 생긴 것은 물론 문 대통령과 오랜 인연으로 쌓아왔던 신뢰에도 금이 갔기 때문에 이번에 사의를 굽히더라도 4월 지방선거 이후나 7월 윤석열 검찰총장 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교체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검찰이 윤 총장의 징계가 법원에 의해 무산된 뒤 월성원전 1호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 등 정권을 겨냥한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정권과 파열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 수석으로선 그동안 극도로 대립한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을 조율하는 역할에 의욕을 보였지만 임기 말에 접어들며 검찰을 향한 강경론이 정권에서 다시 힘을 얻으면서 입지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만약 신 수석이 다음주 휴가에서 복귀한 이후에도 사의를 굽히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신 수석의 사표를 수리하고 곧바로 후임자 물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일 임명된 지 불과 50여 일 만이다. 청와대 참모가 법무부 장관은 물론 대통령과 맞서는 모습이 지속될 경우 정국 혼란과 임기 말 정권의 권력 누수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대선 전초전 성격인 4월 보궐선거에 여권이 명운을 걸고 있는 만큼 청와대가 정국 혼란의 중심에 서면 야당의 집중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아울러 국면 전환을 위해 이르면 이달 기획재정부, 통일부 등 일부 장수 차관을 교체하고, 다음달 4차 재난지원금이 마무리되면 4월 보궐선거 전후로 기재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팀과 국무총리를 교체하는 마지막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은 문재인정부의 레임덕 징조라며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 최측근 핵심의 반란"이라며 "26일 운영위원회에 민정수석을 출석시켜 문제가 무엇인지 밝히겠다"고 말했다.

[임성현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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