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6년 기다렸는데..병원 실수로 신장 이식 놓친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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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0대 중반인 김 모 씨는 약 25년 전 혈관 협착으로 신장 한쪽의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병원 실수로 신장 이식을 위해 수 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김 씨는 병원 측 태도에도 불만을 제기합니다.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신장 이식을 받기 위해서는 장시간 대기가 불가피한 김 씨에게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측은 손해사정보험를 통해 산정한 배상금 2천만 원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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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0대 중반인 김 모 씨는 약 25년 전 혈관 협착으로 신장 한쪽의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신부전증 말기 진단을 받고 이듬해 복막 투석을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김 씨는 2019년 신장암 초기 진단을 받고 그나마 기능이 남아 있는 나머지 신장을 몸에서 제거했습니다.
신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김 씨는 소변을 볼 수 없습니다. 소변 등 몸속 노폐물들을 배출하지 못하는 김 씨의 몸은 오후가 되면 퉁퉁 붓습니다. 김 씨는 수분과 노폐물들을 제거하기 위해 매일 저녁 집에서 8시간씩 복막투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이식 기대했는데…대기 등록조차 안 돼"
그래도 김 씨는 언젠가는 신장 이식을 받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정상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2015년 투석을 위한 시술 등을 진행하며 뇌사자 신장 이식 대기자 등록 서류들을 병원에 제출했기 때문입니다. 가족 없이 혼자 지내는 김 씨에게 뇌사자의 신장 기증은 절실한 일입니다.
신장 이식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은 평균 5~6년 정도입니다. 김 씨는 이식을 받기 위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물으면 의료진은 몇 년 차인지를 되물었고, 투석 3~4년 차 때부터는 '조만간 순서가 돌아올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8월, 조만간 이식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김 씨는 당황스러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자신이 신장 이식 대기자로 등록돼 있지 않았던 겁니다.
김 씨는 "6년 전 입원 당시 병원 측이 이식 대기자 등록에 필요한 서류라고 해 모두 작성해서 전달했는데 병원에 확인해보니 정작 등록이 안 돼 있었다."라며 황당해 했습니다.
■서울성모병원 측 "행정상 착오 인정"…그래도 5년 더 기다려야
이 일은 병원 측 착오로 발생한 실수였습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장기 이식 대기자 등록을 장기이식센터에서 담당하는데, 2015년 실수로 김 씨를 등록하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식 대기자 등록 의사를 확인한 의료진이 장기이식센터에 해당 내용을 전달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라며 "죄송한 일이 발생했고 화해를 조정하고 있다."라고도 밝혔습니다.
뒤늦게 미등록 사실을 안 김 씨는 지난해에야 이식 대기자로 등록했습니다. 하지만 장기 이식 및 인체조직 기증 통계연보(2019년)에 따르면 김 씨와 같은 신장 이식 대기 환자는 2만 5천465명, 이식을 위해 기다리는 기간은 평균 2천196일입니다. 김 씨는 또다시 5 ~ 6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식 순번 조정은 불가"…배상액 2천만 원 제시
김 씨는 서울성모병원과 장기 이식 등을 총괄하는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이식 순번 조정을 요청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병원 실수로 신장 이식을 위해 수 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김 씨는 병원 측 태도에도 불만을 제기합니다. 병원 착오로 발생한 일이지만 이를 바로 잡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 겁니다.
김 씨는 "해당 병원 법무팀은 제게 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에 연락해볼 것을 제안했다"라며 "실수를 한 병원이 직접 나서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라고 따졌습니다.
게다가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측에서는 의료 사고가 아닌 탓에 이 사안과 관련해 도울 방법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신장 이식을 받기 위해서는 장시간 대기가 불가피한 김 씨에게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측은 손해사정보험를 통해 산정한 배상금 2천만 원을 제시했습니다.
김 씨는 "서로 다툼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병원 측이 잘못을 인정하는 만큼 관계 기관들이 나서서 잘못을 바로잡아줬으면 한다"라며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재현 기자 (hon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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