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메신저 앱 '아자르', 2조원에 팔린 이유
하이퍼커넥트의 아자르, 틴더가 1조 9,000억 원대에 인수
[IT동아 장현지 기자] 아자르. 들어보셨나요?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죠. 세계 최대 데이팅 앱인 '틴더'가 국내 스타트업에서 만든 영상 채팅 앱인 '아자르'를 인수하기로 했기 때문이죠. 정확히 말하면, 올해 2분기 내, 틴더 운영사인 매치 그룹이 아자르 개발사인 하이퍼커넥트를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지분 100%로요. 게다가 그 금액은 무려 약 2조 원에 달하고요.
매치 그룹은 틴더 외에도 OK큐피드, 힌지 등 소셜/데이팅 앱 약 40개를 서비스하는 미국 대표 데이팅 앱 서비스 회사입니다. 나스닥 상장사이기도 하고요. 시가 총액은 약 47조 원에 달합니다. 최근 6개월 간 주가도 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기업을 약 2조 원에 인수한다는 겁니다. 매치 그룹의 인수합병 중 최대 규모이기도 하고요.
이에 하이퍼커넥트는 부응이라도 하듯, 최근 채용 인원이나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는 '대규모' 채용을 한다고 밝혀, 다시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대체 어떤 앱이길래, 어떤 회사이길래 화제일까요?
아자르, 어떤 앱이기에? 사용해보니..
아자르는 무작위로 연결된 사람과 1대1로 '영상 통화'하며 소통하는 앱입니다. 230개 국에 19개 언어로 서비스합니다. 전세계 가입자는 1억 5,000만 명에 다다르고요. 알고리즘을 활용해 전 세계 이용자를 관심사 기반으로 연결합니다. 대화가 잘 통하도록 하기 위함이죠. 또 이용자가 연결되길 원하는 상대의 국가를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국내에서 만든 앱임에도,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합니다. 해외 이용자 비중이 99%에 달할 정도로요. 특히 중동 지역에서 유행하면서 ‘중동의 카톡’이라고도 불리고 있죠.
사용해보았습니다. 로그인하고 만나고 싶은 친구의 성별, 지역을 선택합니다. 카메라 필터도 사용할 수 있고요. 화면을 왼쪽으로 밀면 상대와 매칭되어 영상 통화가 시작됩니다. 라이브 방송처럼 얼굴 보며 채팅창으로 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네요. 얼굴 보며 대화하니, 화상 소개팅 같은 느낌도 듭니다.
낯선 이와 연결해주는 메신저 앱은 많습니다. 다만 상대와 매칭되더라도 대화까지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죠. 심지어 외모가 빼어난 회원이 있는 것처럼 아르바이트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회원이 아니라 프로필만 등록돼 있으니, 대화로 이어지기 쉽지 않은 겁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아자르의 매력을 이것으로 꼽습니다. 매칭된 상대와 '곧바로 얼굴보며' 소통할 수 있다는 것. 얼굴을 보며 대화하니 감정 공유도 더욱 원활하겠고요. 가상의 친구가 아닌, 실제 친구처럼 느껴집니다. 앱 자체에 채팅 번역기능이 있어 다양한 국가의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동시에, 얼굴을 노출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매칭된 후 영상통화 도중에도 언제든 일방적으로 끊을 수 있어 이용자의 부담을 던 것으로 보이네요. 다만 아직 한국 정서에 낯선 이와의 영상 채팅 앱이라면 여전히 다소 조심스러움이 앞섭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인기를 얻은 이유기도 하겠습니다.
아자르 만든 하이퍼커넥트, 어떤 회사?
하이퍼커넥트는 비디오/인공지능(AI) 기반 국내 소셜미디어 회사입니다. 서울대와 포항공대 출신들이 모여 2014년에 설립했고요. 대표적인 서비스에는 '아자르'외에도 소셜 라이브 스트리밍 앱인 '하쿠나라이브'가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토종 스타트업'입니다.
그러니 매치 그룹에서 2조원에 인수했다는 게 더욱 화제인 겁니다. 국내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에서 성장가능성과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니까요.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에 조 단위로 매각되는 건 '배달의 민족'에 이어 의미있는 사례입니다.
서비스 앱 중 아자르가 대박났습니다. 아자르는 지난 해 12월,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크 기준 세계 60개국에서 매출 Top 10 순위권에 들었습니다. 그 덕분에 하이퍼커넥트는 창업 5년 만에 매출 1,689억원을 기록하며 50배 가량 성장할 수 있었고요.
매치 그룹은 시장을 더욱 확장하고 싶었습니다. 중동 시장을 잡고 있는 하이퍼커넥트의 아자르가 눈에 띌 수 밖에 없죠. 게다가 매치 그룹의 전문 분야기도 하고요. 또, 사진 기반인 틴더와 달리 영상 기반인 아자르는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을 겁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사람 간 접촉이 줄었죠. 다양한 메신저 앱을 이용하는 사람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소통하기 어려우니, 온라인에라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죠. 이에 월스트리트 저널은 매치 그룹이 하이퍼커넥트 인수로 서비스 보유 데이팅 앱 범위를 더욱 확대하고, 기업가치 또한 크게 늘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이퍼케넥트의 향후 계획
하이퍼커넥트 관계자는 "영상, AI 등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각국의 사람들을 ‘글로벌 연결’해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향후에도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적인 기술과 소셜을 결합하는 다양한 글로벌 서비스와 플랫폼 등을 통해 글로벌 소셜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전을 이어 나가겠다" 며 포부를 전했습니다.
더불어 서비스 안에서 돌아다니면서 대화할 수 있는 AI를 만들고 있다고도 말했는데요. 아바타처럼 나를 대신할 캐릭터가 가상 공간에서 돌아다니며 타인과 소통하는 겁니다. 네트워크 상에서 사람 간 연결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외로움을 해소하고자 하는 기업 목표가 뚜렷해보입니다.
매치 그룹은 인수된 후에도 하이퍼커넥트의 독립 경영을 인정하고, 기술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매치 그룹은 투자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하이퍼커넥트는 글로벌 소셜 플랫폼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관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자르 뿐만 아니라 하이퍼커넥트의 기술과 목표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였겠죠. 매치 그룹의 방향과 일치하니까요.
온라인 인간관계가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는 요즘, AI 및 AR 기술이 적용된 메신저 앱 통해 언어와 거리 격차없이 전 세계 친구들과 실감나게 교류할 수 있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기대도 됩니다.
글 / IT동아 장현지(h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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