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유값 10개월새 5배 폭등..대한항공 '직격탄'

한우람,송광섭 2021. 2. 1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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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13弗서 66弗로 껑충
코로나 팬데믹 이전수준 회복
백신에 여행수요 회복 기대로
항공유 상승폭 유가보다 강해
안그래도 힘든 LCC에 큰 타격
화물로 버틴 대한항공도 위기
항공유 가격이 최근 10개월 새 5배 치솟으며 코로나19 이전으로 복귀했다. 항공업계 주요 비용 중 하나인 항공유 가격이 고공 행진을 펼치는 반면 국제선 운항은 여전히 멈춰서 있어 항공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러한 유가 고공 행진이 연말까지 지속되면 항공 수요가 회복돼도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8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66.17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직후인 지난해 4월 22일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3.06달러까지 폭락했다. 그랬던 것이 불과 10개월 만에 5배로 치솟은 것이다. 항공유 가격은 지난해 5월부터 배럴당 30~40달러대에서 횡보한 뒤 같은 해 11월 배럴당 50달러 선을 돌파한 이후 연일 고공 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해 1월 말 가격인 배럴당 66.68달러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이러한 항공유 가격 상승은 기본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배럴당 59.62달러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했던 것에서 대대적 반등세다.

특히 최근에는 국제 유가 상승폭보다 항공유 가격 상승폭이 더 크다. 배럴당 항공유와 WTI 가격 간 스프레드(차이)는 지난해 1월 말 15.12달러에서 같은 해 5월 말 -1.1달러로 역전됐다가 지난 12일 기준 6.55달러까지 회복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소비가 회복됨에 따라 휘발유, 경유, 등유와 같은 이동 수단에 쓰이는 유류 가격이 국제 유가보다 더 빨리 오르고 있다"며 "항공유 가격 상승 역시 비슷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항공유 가격이 선제적으로 급등하면서 국내 항공사의 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변동할 경우 항공사는 통상 약 3000만달러(330억원)의 손익 변동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화물 사업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과는 달리 국내선 운항에만 총력을 다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는 부담이 더 크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FSC)는 늘어난 화물 수요 덕분에 고유가를 버틸 체력이 있지만, 몇 안 되는 국내선을 두고 가격 할인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LCC에는 이러한 고유가가 치명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고유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항공사 수익성 개선 작업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올 들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연내 하늘길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국제선 운항이 재개돼도 고유가에 따른 비용 부담이 늘면 수익성이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항공사의 국내선 여객과 국제선 여객은 각각 146만명과 21만명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8%와 97.3% 급감했다. 아직까지 억눌린 여객 수요가 평년 수준을 빠르게 회복한다 하더라도 고유가가 지속되면 수익성 개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한 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운항 중인 항공편이 크게 줄어든 상태여서 고유가 피해가 아직은 덜하다"면서도 "코로나19 백신 보급 이후 국내외 항공편이 정상 운항할 경우, 고유가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우람 기자 /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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