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못구한 백신주사기..中企 개발하자 삼성 4일만에 시제품 가져와
미 FDA 등 해외서도 인정..국내 접종에 12만여개 무상제공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이달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국내 혁신 기술로 만든 최소잔여형(LDS) 백신주사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혁신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상생 협력에 정부 지원이 결합돼 이뤄진 성과로 성공적인 'K-방역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18일 정부 등에 따르면, 주사기에 남는 백신 잔량을 최소화해 사실상 백신을 증산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국내 중소기업 풍림파마텍의 주사기가 지난 17일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았다. 풍림파마텍은 업계 최고 수준의 LDS 기술을 적용한 주사기 제작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이 주사기는 주사 잔량이 84㎕(마이크로리터) 이상 남는 일반 주사기와 달리 4㎕ 정도만 남는 게 특징이다. 일반 주사기로 코로나19 백신 1병을 5차례 투여할 수 있는데 풍림파마텍 LDS 주사기는 6차례 투여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백신을 20% 증산하는 효과가 나오는 셈이다.
백신의 효율적인 접종을 위해선 해당 주사기 보유 여부가 필수적이다. 일본의 경우, 이 주사기를 사전에 확보하지 못해 공급 계약된 화이자 백신 7200만명분 중 약 1200만명분을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국내 혁신 기술 성공 이면에는 대기업과의 상생 협력, 정부의 지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정부는 민간의 자발적인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을 위해 대기업, 중소기업이 협력해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는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정부가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해 비용의 30% 분담을 지원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자부담으로 각각 30%, 40%만 부담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기업과 정부 등이 총 1116억원을 출연, 2620개의 중소기업을 지원했다.
관련 예산 역시 해마다 늘고 있다. 2018년 114억원이었던 상생형 스마트공장 예산은 2019년 185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250억원을 편성했다.
풍림파마텍의 경우, 삼성전자와 협업으로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사례다. 풍림파마텍은 2016년 프리필드 주사기 국산화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고 있던 루어락·안전보호 기능이 장착된 LDS 주사기를 국산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하지만 문제는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지 못한 점이었다. 이때부터 정부와 삼성전자가 도움을 자청하고 나섰다. 특히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풍림파마텍을 먼저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24일 풍림파마텍에 자사 설비 등 제조 전문가 30여명을 긴급 투입해 스마트공장 도입 등 양산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구미·광주 협력사 공장을 통해 시제품 금형제작과 시제품 생산을 연말 연휴기간 중 단 4일만에 완료했다. 지난달 초에는 미국 화이자의 성능테스트도 통과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생산체계 구축으로 풍림파마텍은 월 300만개에 불과하던 자체 생산계획이 2.5배 증대된 월 1000만개까지 가능해졌다. 또 3월부터는 신규공장 준공으로 최대 월 2000만개를 양산할 수 있는 체계를 완성할 예정이다.
식약처에서는 LDS 주사기의 신속한 해외 수출을 위해 한국의료기기 안전정보원, 의료기기 시험검사기관과 협업해 해외 인증을 위한 시험검사 컨설팅 등을 지원했다.
이에 최근 FDA 인증에 성공하는 등 해외 안전성능을 충족, 일본 등 세계 20여개 나라에서 2억6000만개 이상의 공급을 요청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풍림파마텍 외에도 정부의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등 혁신 중소기업들과 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2018년부터 오는 2022년 5년간 총 600억원을 출연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까지 이미 1430개 중소기업에 해당 사업을 지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전북 군산 소재 풍림파마텍 LDS 백신주사기 생산현장을 찾아 직접 생산공정을 살펴봤다.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백신 접종을 위해 풍림파마텍은 12만7000개의 LDS 주사기를 무상 공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풍림파마텍 혁신 성과 뒤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정부의 상생 협력이 있었다"며 "삼성은 최소잔여형 주사기 수요가 늘어날 것을 먼저 예측했고, 풍림파마텍의 기술력을 인정하여 생산라인의 자동화와 금형기술을 지원하는 등 전방위적인 협력으로 우수한 제품의 양산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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