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인력 운영 주먹구구식..중증도별 기준 마련해야"

서울시 공공병원 간호사들, 정부와 서울시에 촉구
"환자 몇 명 늘면 인력 어떻게 대응할지 알아야"
"간호사 인력 부족..환자 돌봄 포기해야 하는 일도"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8일 서울 종로구 노들장애인야학에서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 주최로 진행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대유행 1년 서울시 공공병원(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서울의료원) 인력 운영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든 채 코로나19 병동 중증도별 간호인력기준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2021.02.18.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서울시 공공병원 간호사들이 주먹구구식 간호 인력 운영으로 환자 돌봄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동의 중증도별 간호인력 운영 기준을 마련해 줄 것을 정부와 서울시에 촉구했다.

서울 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의료원 등 3개 노조가 소속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역본부는 18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노들장애인야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간호인력 운영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최은영 서울대병원 간호사는 "서울대병원에 위기대응 병동을 16개 설치했지만, 의료진이 없어 환자를 1명만 받고 폐쇄한 상황"이라면서 "오늘 같은 경우 확진자 수가 600명이 넘었고 이들이 어디로든 가야하는데, 우리 병원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일하는 사람도, 병원도 어디까지 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이)그때 그때 환자 수에 따라서 인력을 받았다 말았다, 파견도 했다 말았다 하고 있다"며 "최소한 환자가 몇 명 정도 늘면 병원에 어느 정도가 오고, 인력은 어떻게 대응할지 이런 매뉴얼이 갖춰졌음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오 보라매병원 간호사는 "보라매병원의 한 병동에서 간호사가 코로나19에 확진돼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인력이 매우 부족했다"면서 "애초 해당 병동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대체인력을 마련해 놨으면 서로 힘든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대로 갖춰진 인력 운영 기준이 없어서 일어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간호 인력 운영 기준의 부재로 인해 인력 투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의료 현장에서 환자 돌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폭로도 나왔다.

최 간호사는 "서울대병원의 경우 간호사 1명이 환자 4~5명을 돌본다"면서 "치매, 와상 환자의 경우 대변을 보면 목욕을 시켜야 하는데 간호사 한명이 맡고 있는 환자 수가 몇 명이냐에 따라 씻길 수 있느냐 없느냐는 실제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알렸다.

이어 "밥을 씹어서 삼킬 때까지 한 숟가락씩 떠 먹여야 하고, 코줄을 끼워 음식물을 집어넣을 때도 환자 한 명당 최소 30분에서 2시간까지 걸린다"면서 "간호사 한 명이 돌봐야 하는 환자 수가 너무 많으면 무엇인가 포기해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최 간호사는 "그래서 간호사들이 (환자들의)대변을 치우고 약을 먹일 수 있도록 인력을 보충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경득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장은 "코로나19 유행이 1년이 지난 상황에서 간호사들은 하루 하루 피 말리게 일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인력 투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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