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만학도 신현문씨, 대학원 합격 장학금 칠곡군에 기부

박홍식 2021. 2. 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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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중반의 만학도가 대학원 시험에 합격하면서 받은 '장학금'을 경북 칠곡군에 기부해 관심을 끌고 있다.

칠곡 북삼읍에 사는 신현문(74) 씨는 18일 계명대 졸업식에서 받은 장학금 100만원을 지역 인재육성을 위해 써 달라며 칠곡군에 전달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신씨의 기부는 금액을 떠나 그 어떤 기부보다 숭고하고 가치가 있다. 기부에 담긴 뜻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호이장학금을 더욱 활성화 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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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대학원 합격 장학금 100만원 기부.."지역 인재 육성에 써 달라"
계명대 졸업한 신현문씨 (사진=칠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칠곡=뉴시스] 박홍식 기자 = 70대 중반의 만학도가 대학원 시험에 합격하면서 받은 '장학금’을 경북 칠곡군에 기부해 관심을 끌고 있다.

칠곡 북삼읍에 사는 신현문(74) 씨는 18일 계명대 졸업식에서 받은 장학금 100만원을 지역 인재육성을 위해 써 달라며 칠곡군에 전달했다.

신씨는 "배고픔보다 못 배운 한이 더욱 큰 고통"이라며 "가난으로 배우지 못해 평생의 한을 갖는 분들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만 하더라도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였다.

칠곡군 기산면에서 가난한 농부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간신히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부모님의 농삿일을 도왔다.

중학교 진학을 하지 못했지만 가난이 배움에 대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그는 친구의 교과서와 노트를 빌려 독학을 하며 학업에 대한 열망을 채워 나갔다.

30대에 접어들자 농촌 생활을 청산하고 대도시에서 사업에 도전해 성공한 사업가로 명성을 얻었으나 중국산 저가제품과 IMF로 인해 부도를 맞게 됐다.

예순을 넘기면서 상가임대 사업으로 매월 고정수입이 발생하며 생활이 안정이 되자 그동안 못했던 공부에 대한 열정이 다시 솟아났다.

신씨는 "처음에는 이 나이에 공부를 시작해도 될까 망설였지만 가족들의 격려와 평생토록 간직해 온 배움의 한을 풀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며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실천하며 도전하는 것이 노년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보내는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계명대 졸업생과 기념사진 찍는 신현문씨 (사진=칠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6년 7개월간 고시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69세 나이로 중학교·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한 데 이어 대학수학능력시험에까지 도전 이듬해 계명대 역사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생활은 꼬불꼬불한 영어보다 반백년 나이 차이가 나는 동기들과 친목을 다지지 못해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열린 마음으로 학생들과 함께 어울리며 매달 100만원 이상 사비를 들여 밥을 사주기 시작하자 학생들도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말이 잘 통하는 밥 잘 사주는 착한 형, 오빠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학위 수여식에서도 학생들이 신씨를 보자 "형 축하해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손을 잡았다.

평점 4.5점 만점에 3.8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는 3월 계명대 일반대학원 역사학과에 진학한다.

그는 "다른 학생들처럼 결혼 걱정과 이력서 쓸 일도 없으니 점수 욕심을 버렸지만 동기들의 도움으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게 됐다. 마지막 숨을 다하는 순간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신씨의 기부는 금액을 떠나 그 어떤 기부보다 숭고하고 가치가 있다. 기부에 담긴 뜻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호이장학금을 더욱 활성화 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phs64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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