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재건축 수주 건설사들 '줄기소'..시공사 선정 '2라운드' 열리나
조합 관계자에 5억5천만원 건네
대우·롯데건설도 도정법 위반
일부 조합원들 '선정 무효' 소송
건설사 유죄 땐 새 시공사 찾아야
[경향신문]
서울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 과정에서 금품 살포 등 불법행위로 사업권을 따낸 의혹을 받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단지에서는 시공사를 다시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재건축 수주전 ‘2라운드’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18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말 서초구 반포1단지(1·2·4주구) 재건축 사업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임직원 및 협력사 등을 도시정비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현대건설은 2017년 9월 반포1단지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조합 관계자에게 청탁 명목으로 현금 5억5000만원을 건네는 등 불법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에서는 사측과 A전무(퇴사)·B부장 등 임직원이, 협력사에서는 수주 과정에서 홍보대행업무를 맡았던 C대표 및 직원 등이 각각 기소되는 등 기소된 관련자만 97명에 달한다.
반포1단지 재건축 사업 비위 의혹은 경찰이 2018년 12월 수사를 통해 일부 혐의를 확인한 사건이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도정법 위반 혐의로 현대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 임직원과 재건축 조합원 등 모두 334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검찰은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시공사인 롯데건설 역시 최근 재판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3월부터 연말까지 신반포2차 등 재개발·재건축 조합 20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일 방침이어서 재건축 비리 사건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반포1단지는 현재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을 상대로 ‘시공사 선정결의 무효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 등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시공사 선정 무효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에서 시공사 선정이 무효화되면 총사업비가 10조원에 달하는 반포1단지는 새 시공사를 찾아야 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이주가 시작된 미성·크로바 등도 이주비용과 관련된 이자 문제 등이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재판 결과에 따라 시공사 재선정 문제를 놓고 제2의 수주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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