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신현수 사의표명' 질의 덮은 '이용구 꾀병 논란'

'신현수 사의표명' 질의한다더니..
이용구 '꾀병 논란' 야당 반발 속 법사위 파행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왼쪽)과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오른쪽)이 18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윤호중 위원장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과 갈등을 빚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출석해 관심이 쏠렸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8일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고열로 인한 국회 불출석 논란으로 결국 파행했다.

이날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는 시작하자마자 이 차관의 불출석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 간사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개의 30분 전인) 9시30분쯤 법무부로부터 이 차관이 열이 난다며 업무보고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는데 위원장이 확인한 것이냐. 실제 연차를 낸 것인지 법무부에 확인해 달라”고 말을 꺼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사전에 사정을 듣고 불참을 허용했다. 이 차관이 고열이라 국회에 오더라도 회의장에 들어올 수 없는 사정이어서 불참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박범계 장관은 “병가를 하루 낸 것으로 알고 있고 법무부에는 현재 출근하지 못한 상태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야당은 ‘꾀병’이 아니냐고 따졌다. 이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사건을 내사종결한 경찰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에 나서는 등 최근 논란에 대한 질의를 피하려고 국회 출석을 회피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도읍 의원은 “확인한 바로는 (코로나 관련은) 아닌 것 같다. 본인의 현안이 걸려 있으니 의도적으로 피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열이 나서 긴급하게 국회에 불출석할 정도라면 코로나 검사부터 받아야 한다. 아침까지 이 차관을 접촉한 장관도 마찬가지로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회 출석을 회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밖에 안된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머리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장관이 “(이 차관의 불출석이) 열과 관련이 있는지, 코로나와 관련이 있는지는 제가 알지 못한다”고 답하자 야당 반발이 거세졌다. 그러자 윤호중 위원장이 “이 차관이 곧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갈 계획으로 파악되고 있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시간이 좀 필요할 텐데, 방역 차원에서 필요한 조처를 해달라”고 말한 뒤 오전 회의를 중단했다. 이 결정에 대해서도 김도읍 의원은 “차관이 열이 난다고 국회에 안오고, 야당이 따지니까 그제야 검사를 받으러 가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정회 이후 국회 법사위 회의장에 대한 방역조처가 이날 오후까지 이어졌다. 법사위 여야 간사는 당장 회의를 속개하기 어렵다고 보고, 22일 오전 10시에 전체회의를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당초 이날 법사위에서는 박범계 장관을 상대로 신현수 민정수석과의 협의를 배제한 채 최근 검찰 고위 간부 인사안을 발표한 것인지 등에 대한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난데없는 ‘이용구 차관 꾀병 논란’ 탓에 신 수석 관련 질의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