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례적인 폭설과 한파는 북극 온난화 영향

고은지 2021. 2. 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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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미국에서 발생한 이례적인 폭설과 한파는 북극 온난화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6∼28일 미국 서부에는 3일 만에 300㎜ 이상의 폭우가 왔고 캘리포니아 시에라네바다 산맥 근처에는 129㎝의 폭설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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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의 북극진동과 성층권 돌연승온 모식도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이번 겨울 미국에서 발생한 이례적인 폭설과 한파는 북극 온난화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6∼28일 미국 서부에는 3일 만에 300㎜ 이상의 폭우가 왔고 캘리포니아 시에라네바다 산맥 근처에는 129㎝의 폭설이 내렸다.

지난달 31일에서 지난 2일 사이에는 미 동부 뉴저지주 북부 마운트 알링턴 지역에 약 90㎝의 눈이 쌓였다.

이달 중순에는 미국 본토의 73%가 눈으로 덮이고 2003년 이후 가장 넓은 지역에 눈이 내렸다.

텍사스주에는 이례적으로 폭풍경보가 발효됐고 콜로라도주 유마, 캔자스주 노턴, 오클라호마시티, 텍사스주 휴스턴, 아칸소주 리틀록 등에서는 최저기온을 경신했다.

이 같은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는 북극 온난화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말부터 강한 음의 북극진동(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 일, 수십 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 나타난 데 이어 지난달 초부터는 성층권 극 소용돌이(북반구 겨울철 성층권 극지역에서 북극을 감싸고 도는 강한 서풍대를 동반한 저기압 덩어리)가 평년에 비해 약해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오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열대 태평양에서 지속된 라니냐로 인해 북태평양에서 북미 서해안 사이 '블로킹'(고위도 지역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면서 주변 대기의 흐름을 막는 온난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제트기류(상층이 강한 바람띠)가 빠르게 움직였다.

이에 따라 강한 수증기 수렴대(가까워지며 모이는 부분)가 형성돼 미국 북서부 해안지역에 폭우·폭설이 내렸다.

5년 만의 최대 폭설로 발 묶인 뉴욕 스쿨버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5년 만에 최대 폭설이 내린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1일(현지시간) 스쿨버스가 발이 묶여 있다. 뉴욕·뉴저지주 등 폭설이 심한 미 북동부 여러 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공립학교의 대면 수업을 중단시켰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소도 폐쇄했다. sungok@yna.co.kr

기상청은 "일반적으로 성층권 돌연승온(기온이 급상승하는 것)과 북극진동, 라니냐가 영향을 주는 경우 유럽과 미국, 동아시아에 한파가 나타나지만, 최근 우리나라 주변에는 강한 한기의 축이 북동쪽으로 움직이면서 미국이나 유럽만큼 한기가 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 겨울에 강한 한파와 함께 때때로 폭설이 내렸고, 지난 1월 중순 이후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으면서 고온현상이 나타나 기온 변동 폭이 매우 큰 특징을 보였다"고 밝혔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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