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지 못한 한이 더 큰 고통".. 장학금 몽땅 기부한 70세 만학도

배소영 2021. 2. 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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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의 70대 만학도가 다른 학생을 위해 써달라며 자신이 받은 장학금을 몽땅 내놨다.

그 주인공은 칠곡군 북삼읍의 신현문(74)씨다.

18일 칠곡군에 따르면 신씨는 계명대 학위 수여식에서 받은 장학금 100만원을 기탁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신씨의 기부는 금액을 떠나 그 어떤 기부보다 숭고하고 가치가 있다"며 "기부에 담긴 뜻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호이장학금으로 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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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문씨, 장학금 100만원 기부
중·고교 검정고시 합격해 대학 입학
오늘 3월 대학원 역사학과 진학 앞둬
신현문씨가 계명대 졸업식에서 학사모를 쓰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칠곡군 제공
“배고픔 보다 배우지 못한 한이 더욱 큰 고통입니다. 가난으로 배우지 못해 평생의 한을 갖는 분들이 없었으면 합니다.” 

경북 칠곡의 70대 만학도가 다른 학생을 위해 써달라며 자신이 받은 장학금을 몽땅 내놨다. 그 주인공은 칠곡군 북삼읍의 신현문(74)씨다.

18일 칠곡군에 따르면 신씨는 계명대 학위 수여식에서 받은 장학금 100만원을 기탁했다.

신씨는 칠곡군 기산면의 가난한 농사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초등학교만 간신히 졸업한 신씨는 이후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왔다고 한다.

그는 30대에 접어들어 농촌 생활을 청산하고 대도시에서 사업에 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로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신씨는 좌절하지 않았다. 악착같이 돈을 모았고 결국 상가임대사업까지 하며 전보다 여유를 찾았다.

신씨는 예순이 되자 공부에 대한 미련이 자꾸 떠올랐다고 한다. 결국 신씨는 2016년 고시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69세의 나이로 중·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관심 어린 가족의 응원 덕택이었다.

그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다른 수험생들과 동등하게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봐 이듬해 계명대 역사학과에 입학했다. 입학 후 학업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평점 4.5점 만점에 3.8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장과 장학금을 거머쥐었다. 신씨는 오는 3월에는 계명대 일반대학원 역사학과 진학을 앞두고 있다.

신씨는 “처음에는 이 나이에 공부를 시작해도 될까 망설였지만 가족들의 격려와 평생토록 간직해온 배움의 한을 풀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것이 노년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보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지막 숨을 다하는 순간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신씨의 기부는 금액을 떠나 그 어떤 기부보다 숭고하고 가치가 있다”며 “기부에 담긴 뜻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호이장학금으로 쓰겠다”고 말했다.

칠곡=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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