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김정주' 키운 '괴짜 교수'..'창업대부' 카이스트 총장됐다(종합)

김승준 기자 2021. 2. 1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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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차기 총장은 이광형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로 결정됐다.

이광형 교수는 전산학과에서 재직하며 김정주(넥슨)·김영달(아이디스)·신승우(네오위즈)·김준환(올라웍스) 등 1세대 벤처 창업가들을 배출했다.

그의 창업에 대한 관심은 1997년 저서 '벤처기업 나도 할 수 있다: KAIST 이광형 교수가 제시하는 기회의 세계'를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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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한국과학기술원 신임 총장에 선임된 이광형 교수 (한국과학기술원 제공) 2021.02.18 /뉴스1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18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차기 총장은 이광형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로 결정됐다. 그에게는 'KAIST 벤처 창업의 대부'와 '괴짜'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왜 그럴까?

이광형 교수는 전산학과에서 재직하며 김정주(넥슨)·김영달(아이디스)·신승우(네오위즈)·김준환(올라웍스) 등 1세대 벤처 창업가들을 배출했다.

그의 창업에 대한 관심은 1997년 저서 '벤처기업 나도 할 수 있다: KAIST 이광형 교수가 제시하는 기회의 세계'를 보면 알 수 있다. 저서에는 창업을 권유하는 것뿐 아니라 창업 준비에서의 마음가짐, 사업계획서 작성의 실제, 투자협상에 대한 내용까지 망라됐다.

이광형 교수는 1999년 방영한 드라마 '카이스트'의 천방지축 박기훈 교수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하다. '괴짜가 필요하다'는 그의 지론은 연구실에 TV를 거꾸로 설치해 고정관념을 깨는 행동들로 잘 드러난다. 그는 최근 교학부총장으로 재직하면서도 카이스트의 조직도를 거꾸로 걸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학생 지도 방침은 자율과 자유다. 교수 시절 자유방임형에 가깝게 학생들이 하고 싶은 연구를 하도록 도운 것이다. 도제식 문화가 강했던 한국 대학원 교육 풍토를 생각해보면, 최근 강조되고 있는 '자율성에서 나오는 창의력'을 일찍이 실천한 셈이다.

괴짜가 필요하다던 그도 버거웠던 '괴짜' 제자가 있었다. 바로 넥슨의 창업자 김정주 NXC 대표다. 김 대표는 이광형 교수에 대해 '힘든 시기 의탁할 수 있던 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심재율 작가가 2020년 출간한 '이광형, 카이스트의 시간'에 따르면 이 교수는 "(김정주 NXC 대표는) 평범하지 않았다. 수업도 잘 안들어왔다. 수시로 머리색을 바꿔가며 염색하는 것을 바라보는 마음은 편치않았다. 저 학생(김정주)을 어떻게 감당해야하나 머리가 복잡했다"며 "마음속으로 욱한 감정이 치밀 때도 있었지만, 저렇게 제멋대로인 학생도 좋은 재목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회고했다.

같은 책에서 김정주 NXC 대표는 "(창업) 초창기의 혼란한 상황에서, 제가 의탁할 수 있는 분은 이광형 교수님밖에는 안 계셨던 것으로 기억난다"며 "이 교수님께 큰 은혜를 입었고 어떻게 감사를 드려도 모자라다"고 밝혔다.

김정주 NXC 대표 /News1

또한 그는 한국에서 미래학 진흥에도 힘썼다. 이 교수는 카이스트에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설립을 주도하고, 사단법인 미래학회의 창립에도 나서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광형 신임 총장은 교육부 장관의 동의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최종 선임된다. 임기는 2월 23일부터 4년이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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