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천원만 내세요" 파주시의 대중교통 혁신
28분 vs 87분
OECD 국가 평균 출퇴근 시간과 우리나라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평균 출퇴근 시간이다.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가 1년간 수집한 교통카드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 시민들은 출퇴근에 평균 1시간 27분을 사용한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주요 '체크리스트'는 '직주근접'이다. 서울에 직장을 둔 경기·인천지역 주민들은 서울로의 출퇴근시간을 거주지 선택의 1순위로 꼽는다. 수도권 지자체들의 교통정책이 더욱 꼼꼼해져야 하는 이유다.
경기도 파주시의 교통정책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주시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는 '2020년 지속가능 교통도시 평가'에서 최우수 도시로 선정됐다. 교통문화지수, 교통사고 사망자수 감소 등 현황평가 부문과 보행자, 자전거 중심 정책, 대중교통 경쟁력 확보 등 정책평가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파주시 대중교통 정책을 들여다봤다.
◇ 7년 만에 광역버스 개통…올해 지속 확충
파주시는 작년 4월 7년 만에 광역버스 3100번(운정신도시~홍대입구역)을 개통했다. 광역버스는 출퇴근 시간 이외에는 수요가 없어 적자로 운행됨에 따라 운송업체에서 운행을 기피하고, 서울 도심의 경우 서울시 협의가 필요해 노선 신설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파주시는 2013년 이후 관내 운송업체 경영악화로 단 1개의 광역버스 노선 신설도 이뤄지지 않아 시민의 대중교통 불편이 가중됐다.
3100번 개통 후 7개월만인 11월에는 운정신도시부터 공덕역까지 운행하는 3400번 광역버스가 추가로 개통됐다. 3400번 노선은 운정신도시를 경유해 제2자유로를 통해 DMC를 거쳐 공덕역까지 운행된다.
시는 시민들의 광역버스 노선 신설 요구를 적극 반영해 한 해 2개의 광역버스 노선을 잇달아 개통했다고 밝혔다. 3100번과 3400번 버스에는 광역버스 최초로 우등버스 모델이 적용됐다. 기존 버스보다 차량 길이가 1m이상 길고 좌석 수가 적어 이용하는 승객의 편의가 증대됐고, 새로운 모델 도입으로 대중교통 고급화를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또한 시는 올해 상반기에는 교하에서 운정신도시를 경유해 광화문까지 운행하는 광역급행(M)버스 개통도 준비 중이다. 현재 운행 중인 M7111번 버스와 신설 버스에는 전국 최초로 전기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후 일반 시내버스도 전기버스로 점차 교체해 나갈 계획이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파주시는 서울보다 넓은 면적에 여전히 개발이 진행 중인 도시로 열악한 대중교통 환경으로 인해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감수해 왔다"며 "앞으로 변화하는 여건에 맞는 다양한 대중교통 사업을 추진해 시민이 편안한 대중교통 체계를 확립하고 지속적으로 이용환경을 개선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도심 내 교통사각지대 '도시형 교통모델' 운행
파주시가 대중교통이 불편한 교통사각지대에 대중교통망 확충을 위해 2019년 11월 4일 도시형 교통모델 마을버스를 도입했다. 마을버스가 운영되는 곳은 야당동 지역과 월롱면 도내리, 출판2단지 등이다.
이 지역에 버스노선 공급이 되지 않았던 이유는 기존 이용수요가 검증되지 않은 지역을 운행하려는 버스업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도시형 교통모델은 4개 노선에 차량 7대를 운행하고 있으며, 운행손실금 전액을 국비 50%, 시비 50%로 매칭해 지원하고 있다.
시는 올해 국토교통부의 2021년 도시형 교통모델 사업수요 조사시 대중교통 취약지역에 대해 추가로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 전국 최초 '마을버스 준공영제' 시행
파주시 마을버스 준공영제는 마을버스의 공공성을 지속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와 기준을 갖추고 작년 10월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서울을 비롯한 7대 광역시와 제주도 및 경기도 일부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마을버스 준공영제는 유례가 없었다.
파주시는 마을버스 운송업체의 경우 시내버스 운송업체보다 영세성이 심해 교통취약지역 운행거부, 운송종사자 근무 열악 등으로 이어지고 결국 이용시민의 이용 불편이 높아지기 때문에 시민의 교통편의 확대를 위해 노선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준공영제는 시가 노선조정권을 갖고 단독으로 운영체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운송업체는 차량의 운행을 담당하고, 시는 노선조정 권한을 갖고 운송원가 대비 부족한 운송수입금을 지원해주는 버스운영체계다. 시는 시민평가를 통해 운수종사자에게 직접 인센티브를 지급하거나 페널티를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노선 조정을 통해 버스 이용이 불편했던 지역의 환승이 쉬워지고, 교통취약지역의 배차간격도 정확해졌으며, 주요 민원사항이었던 무정차운행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지난 1월 20일 준공영제 마을버스 서비스 질 향상과 안전한 버스문화 정착을 위해 비대면으로 99명의 시민평가단 발대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평가단에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계층과 직업을 가진 시민들이 참여했다.
시민평가단은 1월부터 10월까지 파주시 마을버스 준공영제 33개 노선 버스에 비노출 탑승해 △운전기사의 친절성 △정류장 무정차 △급출발 △난폭운전 △신호위반 등을 점검하는 활동을 한다. 시는 평가단의 점검 결과를 토대로 우수업체와 부진업체, 친절기사 등을 선정해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 택시? 1000원만 내세요
'천원택시' 사업은 최 시장의 민선 7기 공약사항 중 하나로 대중교통이 취약하고 노선버스 운행 기피지역 주민들에게 1000원의 요금으로 대중교통이 편리한 지역까지 이동을 도와 도심지역의 복지·문화서비스를 누리게끔 하는 맞춤형 교통서비스다.
시는 천원택시 운행을 위해 2018년 7월 예산을 확보했고 브랜드콜과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파주시 천원택시 운행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2019년 4월 14개 마을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시작한 천원택시는 그해 9월 16개 마을을 추가해 총 30개 마을에서 운영했다. 2019년 4월부터 작년 9월까지 총 8만964명이 천원택시를 이용했으며 배차성공률이 97.7%로 이용자 만족도가 매우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읍면 지역 교통불편 마을의 지속적인 운영 확대 요청에 따라 시는 지난해 11월 16개 마을을 다시 추가해 총 46개 마을을 대상으로 천원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시는 올해 천원택시 사업비로 7억원의 예산을 확보해놨다고 밝혔다.
◇ 교통약자 없는 파주, '바우처 택시' 달린다
바우처 택시는 중증장애인의 이동 편의 증진과 차량 대기시간 감소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파주시 바우처 택시는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와 협약을 맺은 개인택시사업자 차량이 비휠체어 교통약자들의 이동을 지원하며, 시에서 지원받은 예산으로 이용요금의 일정부분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장애 유형에 상관없이 휠체어슬로프 장비를 설치한 차량만이 특별교통수단으로 활용돼 배차 시간이나 예산 등에 있어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았다. 바우처 택시는 휠체어를 이용하지 않는 중증 교통약자가 콜을 신청하면 기존에 운영중인 특별교통수단과 동일한 요금으로 파주시와 고양, 김포, 양주, 연천 등 인근 시군까지 이용할 수 있다.
시와 파주도시관광공사는 지난해 2월 바우처 택시 19대를 도입해 운영을 시작했으며, 올해는 교통약자 이용증강에 따라 지난 1월 15일부터 21대를 추가 증차해 총 40대로 확대했다.
손혁재 파주도시관광공사 사장은 "교통약자들의 입장에서 보다 신속하고 안전한 이동편의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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