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이재명 향해 "월 4만원, 기본소득 아니라 용돈" [레이더P]

이희수 2021. 2. 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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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1인당 30만원으로..다만 재정개혁 수반돼야"

김세연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을 비판하며 "기본소득 지급 규모를 1인당 월 30만원으로 해야 '기본소득'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다"며 "월 4만원 수준으로는 '기본용돈'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말꼬리를 왜곡한 비난보다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라"고 지적하자 재반박에 나선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본소득 지급 규모를 놓고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3단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실행하되, 출발하는 1단계에선 1인당 월 30만원으로는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월 4만원 수준으론 기본소득이라 명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월 30만원을 출발점으로 본 이유에 대해 "이 정도는 돼야 생존을 위협받지 않을 정도의 최소한의 경제적 기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기초생활보장제도 적용 대상 1인 가구의 평균 지급액과 6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한 기초연금 1인당 지급액 모두 월 30만원인 것만 봐도 '기본소득 30만원'은 실효성에 대한 경험적 뒷받침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 지사가 "10년 후에 GDP 3000조원이 되면 현재 OECD 평균인 21%의 사회복지지출만 해도 600조원이다. 현재보다 400조원의 추가 여력이 생긴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잘못된 계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증가분의 절대적인 비중을 사회보험이 차지하고 있기에 일반 재정에서 기본소득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회보험은 가입자의 기여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정부가 임의로 재원을 돌려 쓸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 재정을 큰 폭으로 조정하는 강력한 재정 개혁과 사회보험 개혁이 반드시 뒷받침 되지 않고선 기본소득 재원 확보가 사실상 어렵다"며 "아쉽게도 이 지사의 기본소득 방안에선 이에 대한 문제의식과 해법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다만 김 전 의원은 "이 지사가 기본소득에 대한 정책 제안을 적극적으로 해온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 역시 보수 진영에선 드물게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기본소득을 연구하는 '기본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기본모임에 속해 있는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도 "대선 때문에 마음이 급한 이재명 지사가 당장 '얼마를 나눠주느냐'의 문제로만 기본소득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재원 마련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고장난 라디오처럼 증세만 얘기한다고 기본소득 예산이 확보되는 게 아니다. 과감한 재정·행정 개혁 없는 기본소득은 달콤한 선거용 구호 이상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적어도 대선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생색내기식 기본소득을 얘기 하기 전에 돈 귀한 줄 모르는 지금 정부부터 개혁하는 게 먼저"라고 덧붙였다.

김 비대위원은 또 "국민의힘이 가장 앞세워 내세우는 정강 정책이 바로 기본소득이지만, 국민의힘에서도 여전히 기본소득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로 머물러 있다"고 말하면서 "우리도 우리만의 기본소득 안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6일 김 전 의원이 "월 4만원이 기본소득인가"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말꼬리를 왜곡해 비난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이 지사는 "1인당 월 4만~8만원은 1000억원대 자산가로 평생 어려움 없이 살아오신 김 의원께는 '화장품 샘플' 정도의 푼돈이겠지만 먹을 것이 없어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저축은 커녕 빚에 쪼들리는 대다수 서민들에게 4인 가구 기준 연 200만~400만원은 엄청난 거금"이라고 말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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