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성범죄 입구 역할 '온라인 그루밍' 처벌 길 열리나

임재우 2021. 2. 1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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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유인한 뒤 신체 촬영 등을 요구하는 '온라인 그루밍'을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를 통과했다.

아동·청소년을 디지털 성범죄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해왔으나 법망의 사각지대에 있던 '온라인 그루밍'을 형사처벌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정안에는 온라인 그루밍 외에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대한 처벌과 단속을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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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여가위 '온라인 그루밍' 처벌 법안 통과
사법경찰관 위장수사 특례 규정도 담겨
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유인한 뒤 신체 촬영 등을 요구하는 ‘온라인 그루밍’을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를 통과했다. 아동·청소년을 디지털 성범죄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해왔으나 법망의 사각지대에 있던 ‘온라인 그루밍’을 형사처벌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 여가위는 18일 전체회의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아청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를 목적으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반복할 경우 처벌(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법은 아동·청소년의 성구매를 목적으로 하는 유인·권유만 처벌할 뿐, 정보통신망에서 성적 목적으로 접근해 대화하는 등의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온라인 그루밍은 에스엔에스(SNS)나 채팅앱 등을 통해 피해여성과 신뢰관계를 형성한 가해자가 신체 촬영물이나 조건만남을 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피해자는 주로 경제적·정서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있는 청소년들이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2020년 피해상담통계’를 보면, 온라인 그루밍 피해자는 10대가 78.6%로 가장 많고 20대는 21.4%로 그 뒤를 이었다. 영상이나 사진 유포 협박을 가장 많이 경험한 연령대 역시 10대(36.8%)가 가장 많았다. 가해자는 주로 신원을 알 수 없는 인물(40.9%)이거나, 채팅 상대(36.4%)였다.

개정안에는 온라인 그루밍 외에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대한 처벌과 단속을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은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선 사법경찰관의 위장수사가 가능하도록 한 수사 특례 규정을 명시했다. 또 성매매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을 권유·유인하는 경우 형량을 ‘징역 1년 이하 또는 벌금 1000만원’에서 ‘징역 3년 이하 벌금 3000만원 이하’로 강화하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수입·수출하는 범죄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 내용도 담겼다.

법안을 발의한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가위 의결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미 전 세계 63개국이 온라인그루밍을 처벌하고 있고, 이제야 우리도 그 대열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21대 국회에 반드시 ‘온라인 그루밍’ 처벌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 의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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