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신흥부자들의 '기부 플렉스'..신선(新善)한 충격파 안기다
정보기술(IT) 서비스 확산으로 급성장한 이른바 '디지털 신흥부자'들이 잇따라 우리 사회와 재계에 신선한 충격파를 안기고 있다. '배달의민족(배민)'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이어 '재산 절반' 기부 행렬에 합류한 것이다. 두사람을 비롯해 최근 디지털 창업가들은 맨주먹으로 시작, 혁신적 아이디어와 사업모델을 통해 거대 기업군을 일궜다. 이어 성공의 토양이된 우리 사회에 그동안 일군 자산의 상당액을 환원하고 나아가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강조함으로써 기존 재벌 그룹들과는 다른 형태의 신기업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일견 가볍게 여겨지던 인터넷 서비스 중심의 이들 신흥 IT기업들의 사회적 위상에도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기업가들의 기부는 있었지만, 이른바 '긍정적 플렉스'(Flex·성공이나 부를 뽐내는 행위) 영역으로 확대한 것은 IT 창업주들이다. 이들의 적극적인 기부 행보는 횡령·배임 등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진 기존 재계 일부 기업에 대한 편견을 깨는데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김범수 의장 역시 자신이 그리는 카카오의 미래를 '위대한 기업'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해 '기업이 선한의지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김범수 의장의 지론이다.
코로나19(COVID-19) 등 비대면의 빠른 확산세 속에 업계가 급성장하게 된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본다. 김봉진 의장은 이번 기부서약에 "제가 쌓은 부가 단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넘어선 신의 축복과 사회적 운에 그리고 수많은 분들의 도움에 의한 것"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IT 업계의 달라진 위상은 국내 재계 전반에도 반영되는 분위기다. 김범수 의장과 김택진 대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러브콜'을 받아 오는 23일 서울상공회의소(서울상의) 부회장단에 합류한다. 여전히 IT 업계를 저평가하는 시선도 있지만, 이 같은 움직임을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본다.
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인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이번 기부 움직임은 기존 보수적인 경영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될 것으로 본다"며 "기부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젊은 IT 창업자들이 많이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형구 고려대 명예교수도 "이런 선례가 재계에 많이 퍼졌으면 좋겠다"며 "사회적으로도 규제 중심이 아닌 격려 중심으로 기업을 보고 기부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IT 업계 기부 움직임을 정치권의 '이익공유제' 등 압박에 못 이긴 결과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아울러 플랫폼 노동자,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같은 기부가 상대적 박탈감을 안긴다는 평가도 상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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