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2시간 야근후 숨진 쿠팡 직원..대책위 "대안 만들라"

쿠팡 물류센터서 주 62시간 노동 후 사망
오후 7시~새벽 4시 근무..사인 심근경색
유족 "쿠팡, 산재에 책임있는 모습보여야"
"쿠팡 개선안 부실..야간근로 대책 부족"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지난해 10월 쿠팡에서 야간근무를 마친 뒤 숨진 고(故)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가운데)와 아버지 장광씨(오른쪽)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주최해 열린 과로사 대책 마련 촉구 및 쿠팡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1.02.18.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쿠팡 물류센터에서 약 1년4개월간 심야근무를 한 뒤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 고(故) 장덕준씨의 유가족이 "쿠팡은 산재사고에 대해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소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은 장기적으로 전문성 있는 기관에 의뢰해 과로사 예방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라는 대책위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책위는 "최저임금, 일용직으로 일하는 물류센터에서 그나마 야간노동을 해야 생활비라도 벌 수 있는 노동자들에게 연속근로일수를 제한하는 것은 일방적 임금 삭감안"이라며 "근로시간 제한에 앞서 임금 현실화, 고용안정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급 휴게시간, 유급휴일 확대 등 과로사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씨의 어머니는 이날 "지난 9일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다. 아들이 사망한지 4개월 뒤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당연한 결과를 받는데 4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것과 산재 판정 과정에서 쿠팡이 보여준 비인간적인 모습이 떠올라 화가 난다"고 말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 대구북부지사는 장씨의 사망 원인을 '업무상 재해에 의한 사망'으로 판단했다.

대책위가 공개한 장씨의 업무상 질병판정서에는 장씨가 사망하기 전 일주일 업무시간이 62시간10분으로 기록됐다. 사망 2주전부터 12주전 사이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58시간18분으로 측정됐다.

장씨의 업무시간은 입사 당시부터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오전 4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2019년 6월26일 입사했고, 주 6일 고정 야간근무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지난해 10월11일 야간근무를 시작해 다음날 오전 퇴근후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으로 나왔다.

이후 쿠팡 측은 물류센터 근로 여건 개선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대책위는 쿠팡의 물류센터 근로 여건 개선방안은 부실하다며 실질적 과로사 대책을 전혀 담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연속근로일수를 제한하는 조치는 임금삭감안에 불과하고, 장시간 야간근로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박석운 대책위 공동대표는 "근로기준법이라는 최저기준을 적용해서 5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으면 실질적인 과로사를 예방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유급 휴식시간 외에 최소한 30분이라도 휴식시간을 주고, 5일 이상 연속으로 야간근무하면 1.5일 정도의 유급휴가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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