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기, 중구 생활인구 크게 줄고 강동·은평은 늘어나

서울앤 2021. 2. 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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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빅데이터로 본 서울시민 코로나 1년' 발표

[서울&] [자치소식] 중구 ‘관광객 감소’, 강동 ‘재택’ 등 영향

상점 매출은 9조원↓ 온라인 4조원↑

‘5060’ 언택트 시대 신소비계층 등장

하위 30% 매출액 감소 더 커 ‘양극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서울은 재난을 어떻게 일상으로 받아들였을까. 서울시가 최근 빅데이터로 들여다본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가 지난 10일 발표한 ‘빅데이터로 본 서울시민 코로나 1년’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벌어진 시기 시민들의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가 특히 방역에 힘을 보탰다. 한편 오프라인 상점 매출이 약 9조원 감소하는 등 영세상인을 중심으로 골목경제에 미친 경제적 충격은 여전히 회복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온라인쇼핑 매출은 전년 대비 4조원 이상 늘었다. 2040세대가 주를 이뤘던 온라인 시장엔 5060세대가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진입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서울시민들은 코로나19 확산세 때마다 자발적 거리두기로 이동을 줄였다. 특히 지난해 12월8일 정부가 3차 대유행으로 방역단계를 2.5단계로 격상한 이후 12월 넷째(21~27일) 주말에 생활인구가 7.4% 감소해 연간 최대 감소치를 보였다. 생활인구란 ‘특정 시점’ ‘특정 지역’에 존재하는 모든 인구를 뜻한다.

서울시 일일 평균 생활인구는 2020년 2월23일 코로나19 심각 단계 이후 단기체류 외국인 급감 등으로 하락한 이후 전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12월 3차 대유행 시기 서울 생활인구는 서울 외 지역에서 인구 유입이 줄어들면서 최대 7.4%까지 감소했다. 특히 지하철 이용 인구는 12월에 전년 대비 41%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상화로 도심지 생활인구는 감소한 반면, 시 외곽 지역은 상대적으로 인구가 늘어났다. 자치구별 생활인구 증감률을 보면 대표적인 업무·상업지역인 중구는 평일 30%가 줄어들고, 주말에는 39%나 감소했지만, 강동구·은평구·중랑구 등 주거지가 밀집한 자치구의 생활인구는 소폭 증가했다. 시는 중구, 종로구, 강남구 생활인구 감소의 일차적 원인으로 단기체류 외국인 입국자가 급감했던 것을 꼽았다.

코로나19로 시민들 발도 묶였다. 시 거주자들의 자치구 간 이동은 최대 4만4천 명 줄었고, 대중교통 이용률 역시 최대 41%, 평균 27% 감소했다. 또한 서울 생활인구 관내이동데이터 분석 결과, 거의 모든 자치구가 상호 연결돼 있던 2019년에 비해 2020년은 자치구 간의 연결성이 유의미하게 떨어졌다.

경제적 충격은 컸다. 상점 매출이 전년 대비 9% 하락(약 9조원)했다. 연간 상점 매출은 설 연휴와 신학기가 시작하는 2~3월, 여름휴가와 추석이 있는 8~9월, 연말 등 ‘대목’에 집중하는데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대확산 국면과 겹치며 ‘대목’ 매출액 감소 폭이 컸다고 시는 설명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이 증가한 시점은 2020년 5월11일~6월21일 사이다. 5월 초 연휴와 국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이루어진 시기였다. 반면 가장 심각한 격차가 발생한 시점은 3차 대유행이 현실화한 연말이었다. 이 시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인 약 0.7조원 하락했다.

지난해 업종별로는 한식(2.6조원), 기타요식(1.1조원), 양식(0.4조원), 중식(0.2조원) 등 요식업의 매출 타격이 컸고, 학원과 의류(0.5조원) 등에서도 전년 대비 15% 이상 매출이 하락했다. 면세점, 여행사 등 레저 관련 업종과 유흥주점 등은 전년 대비 매출액이 50% 이상 급락했다.

반면 일반병원, 약국 등 건강 관련 업종은 전년 대비 매출이 상승했다. 요식업 소비 축소 경향을 반영하듯 정육점, 할인점, 편의점에서의 매출 상승도 확인됐다.

서울시 발달상권 32곳에서 매출액이 증감한 패턴을 분석해보면, 상권별 경제 충격 정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매출액을 1로 가정해 주요 상권별 평균 매출액을 산출한 결과, 관광 상권(이태원, 인사동 등)과 대학 상권(홍대, 이대 등)의 매출 타격이 상대적으로 컸고, 문정역 등 지역 상권과 을지로3가 등 유통 상권 매출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상점 매출액 분포 역시 자치구별로 달랐다. 매출 감소율 기준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자치구는 주요 공기관과 본사가 집중된 중구(19%)와 종로구(14%), 대학가 상권이 집중된 서대문구(18%), 이태원이 포함된 용산구(15%) 등이다. 반면 주거지역이 밀집한 중랑구(3%), 양천구(4%), 강동구, 은평구(5%) 등은 상대적으로 매출액 하락 폭이 낮았다.

온라인 소비액은 전년 대비 4조원 이상 증가했다. 서울시민의 신용카드 소비액은 전년 대비 약 3% 감소(3.5조원)하는 데 그쳤다.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트렌드 확산 영향으로 서울시는 분석했다. 신한카드사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도 월평균 23% 증가한 온라인쇼핑 이용 건수가 2020년에 이르면 월평균 36% 이상 늘었다.

특히 5060세대가 새로운 디지털 소비계층으로 진입했다. 연령별 간편결제 이용 결제율과 스트리밍 서비스, 배달 앱 이용 증가율은 5060세대가 2040세대를 압도했으며, 중고거래 등 ‘가성비’ 트렌드에도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4년 이상 영업을 지속한 업체 약 31만 곳에 대한 신용정보를 보면 매출 상위 30%에 해당하는 업체보다 하위 30%에서 전년 대비 매출액 감소 비율이 크게 나타나며 ‘양극화’ 우려가 제기됐다.

매출 규모가 큰 업체들은 거리두기 충격으로부터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으나 영세한 업체들은 언택트 환경으로의 전환 등 급변하는 상황에서 적응이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출 규모 30% 이하 업종 사업주 연령은 상대적으로 60대 이상 비중이 높았고, 영업 기간은 10년 이상으로 나타났다. 고연령층이 코로나19가 촉발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게 더 어려웠음을 보여준다.

‘빅데이터로 본 서울시민 코로나 1년’ 연구 자료는 인구, 경제, 이동성, 환경, 민원 등 서울시민의 삶을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서울시와 신한카드,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서울연구원 등 총 8개 기관이 참여해 도출했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데이터에 근거한 포스트 코로나 정책을 수립하는 등 과학행정을 통해 민생 안정에 최우선적으로 역점을 두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유안 기자 fingerwhal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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