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이사회 결의 없는 대표이사 대위변제 약속도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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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대표이사가 타인에게 대위변제를 약속하면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거래가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2심은 "이사회 결의사항은 회사 내부 의사 결정에 불과하므로 거래상대방이 이사회 결의가 없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가 아니라면 그 거래행위는 유효하다"며 "우진기전이 대위변제약정에 관한 이사회 결의가 없었다는 것을 알았거나 알수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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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회사의 대표이사가 타인에게 대위변제를 약속하면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거래가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내부절차를 밟았을 것이라는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하는 게 맞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거래와 관련해 상대에게 중과실이 있었다면 거래는 무효가 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8일 우진기전이 대우산업개발을 상대로 낸 보증채무금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상법은 대표이사의 대표권 제한에 대해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하고 있고 대표권의 제한을 알지 못하는 제3자는 대표이사의 행위를 회사의 대표행위라고 믿는 것이 당연하며 이러한 신뢰는 보호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사회 결의는 회사의 내부 의사결정 절차에 불과하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거래 상대방은 회사 대표자가 거래에 필요한 내부 절차를 거쳤을 것으로 신뢰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할 대외적 거래행위에 관해 이를 거치지 않은 경우 거래 상대방인 제3자가 보호받기 위해서는 선의 이외에 무과실이 필요하다고 본 기존 대법원 판결들을 모두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에 박상옥·민유숙·김상환·노태악 대법관은 "다수 의견과 같이 거래 상대방을 보호하는 기준을 '선의·무과실'에서 '선의·무중과실'로 변경하는 것은 거래안전 보호만을 중시해 회사법의 다른 보호가치를 도외시하는 것"이라며 "결국 전부 아니면 전무의 결과가 돼 개별 사건을 해결할 때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타당성을 기하기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전기기기 제조업체인 우진기전은 2012년 4월 부동산개발 회사인 A사에 30억원을 대여하면서 A사가 6개월 이내에 원금 30억에 배당금 30억원을 더한 60억을 4회에 걸쳐 변제하기로 계약했다.
당시 대우산업개발 대표이사 B씨는 우진기전에 '계약 내용이 진행되지 못하면 대여금의 원금을 대위변제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고 말미에 자신의 이름을 기재한 후 서명했다.
우진기전은 계약에 따라 A사에 30억원을 지급했으나 A사는 차용금을 변제하지 않았고 우진기전은 대우산업개발을 상대로 보증채무 3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우진기전은 "확인서에는 법인명칭과 대표이사라는 기관명이 기재돼있고 B씨가 서명했으므로 대우산업개발이 보증채무를 갚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우산업개발 측은 "채무보증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사회 결의가 없었으므로 무효"라며 맞섰다.
1,2심은 "이사회 결의사항은 회사 내부 의사 결정에 불과하므로 거래상대방이 이사회 결의가 없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가 아니라면 그 거래행위는 유효하다"며 "우진기전이 대위변제약정에 관한 이사회 결의가 없었다는 것을 알았거나 알수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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