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무원 "檢,'지하차도 참사' 하위직 아닌 시장·구청장에 책임지워야"

부산CBS 강민정 기자 2021. 2. 1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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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공무원노조 "재난·재해 사고 때마다 단체장 아닌, 하위직 공무원만 책임" 지적
검찰 안팎 "2월 안에 지하차도 참사 관련 공무원 기소여부 결정한다" 전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는 18일 오후 2시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재해 사고 발생 책임을 하위직 공무원에게 전가하는 관행을 규탄했다.강민정 기자
18일 부산 공무원노조가 지난해 7월 기록적인 폭우로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초량지하차도 참사' 관련 6급 공무원이 구속된 것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검찰이 하위직 공무원이 아닌 부산시장과 단체장에 책임을 지울 것을 주문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이하 전공노 부산본부)는 이날 오후 2시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재해 사고 발생 책임을 하위직 공무원에게 전가하는 관행을 규탄했다.

박중배 전공노 부산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기상 이변 등으로 해마다 인명사고가 나면 항상 말단 하위직인 팀장과 담당자에게 꼬리자르기식으로 모든 책임을 전가한다"면서 "이들은 소송을 통해 공무원 신분을 간신히 유지 하든지 옷을 벗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부산시장과 구청장 등 고위직들의 책임지는 모습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면서 "각종 축제 행사로 잘되면 자치단체장 치적 쌓기 선거에 이용하고, 잘못돼 사고가 나면 담당자 책임으로 돌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본부장은 초량지하차도 참사 관련래서는 "한 번도 범람한 적이 없는 초량천의 범람 원인은 부산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북항개발과 초량천 공사 때에 물길을 막았기 때문"이라면서 "그동안 담당자들의 대책에 대한 요구를 묵살하고 전담인력 한명 증원해 주지 않아 발생된 사고"라고 규정했다.

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부산시와 동구청 간부들의 갑질로 인해 일어난 사고"라면서 "초량천 범란 피해자들이 부산시를 상대로 피해보상 요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초량천 범람 원인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검찰이 최근 지하차도 참삼 관련 동구청 6급 공무원을 구속한 데 대한 불만도 강하게 드러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는 18일 오후 2시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재해 사고 발생 책임을 하위직 공무원에게 전가하는 관행을 규탄했다.강민정 기자
한 노조 관계자는 "이번 구속 수사 조치가 과거 재난·재해 사고 발생 때마다 하위직 공무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구태와 해당 공무원들에게만 잘못이 있는 것으로 몰아가는 관행을 다시 반복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 2018년 여름 서구청의 제5회 송도해양스포츠대회 다이빙사고,해운대구의 축구골대 사망사고에서도 모든 책임을 담당팀장과 담당자에게만 덮어 쒸우고 구청장과 고위직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 대신에 실무자인 하위직 공무원을 또 다른 희생양으로 만든 것은 아닌지, 혹은 검찰 내부에서 이미 하위직 공무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방향을 미리 상정해두고 이를 여론전으로 확정 지으려는 것은 아닌지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날 부산시에 재난재해 사고에 대한 예방과 재발방지가 될 수 있도록 4가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우선, 부산시와 동구청은 초량천 범람과 지하차도 침수 사고에 대한 종합적인 원인 조사를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사업 계획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부산시와 각 구청은 재난재해 사건사고에 대한 책임이 하위직 공무원에게 전가하는 구태와 관행이 사라지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시장과 구청장이 실질적으로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뿐만아니라 재난재해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바로 수행할 있도록, 인사이동 없는 전문재난관리팀장을 두고 재난재해 전문가를 육성할 것도 요청했다.

재난재해에 대한 예방과 시설 점검이 가능하도록 각 동마다 방재안전직렬을 충원하고 예산을 편성할 것에 대해서도 목소리 높였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는 18일 오후 2시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재해 사고 발생 책임을 하위직 공무원에게 전가하는 관행을 규탄했다.강민정 기자
한편,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초량지하차도 수사를 마무리하고, 2월 안에 관련자들을 기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9일 '초량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부산 동구청 직원 A씨가 업무상 과실 치사상과 허위 공문서 작성 행사 혐의가 적용돼 전격 구속됐다.

경찰은 앞서 지난해 9월 지하차도 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와 허위 공문서 작성 행사 등 혐의로 동구청 부구청장과 담당부서 공무원 등 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폭우 때 실제 하지 않은 상황 판단 회의를 했다고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한 부산시 공무원 1명과 사고 당일 외부에서 간담회를 가진 뒤 곧장 관사로 퇴근한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에게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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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강민정 기자] km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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