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병원 간호사들 "코로나 간호인력기준·병상계획 마련하라"

이기림 기자 2021. 2. 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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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연대본부 및 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서울의료원 간호사 간담회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 관계자 및 서울시 공공병원(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서울의료원) 간호사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코로나19 대유행 1년, 서울시 공공병원 인력운영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코로나19 병동 간호사 인력 부족 해결 및 중증도별 간호인력기준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2021.2.1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서울시 공공병원 간호사들이 서울시를 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 없이 병원과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며 "간호인력기준을 즉각 마련하고, 병상준비계획을 즉각 공유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와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서울의료원 간호사들은 18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노들장애인야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에서 환자가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병상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해 전반적인 계획도 없다. 늘어나고 줄어드는 환자 수에 대비해 병동을 열고 닫는 보여주기식 행정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지현 의료연대본부 조직국장은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몇 명이 나오면 어느 병원에 병동을 열지 등에 대한 매뉴얼이 없었고, 있다고 해도 노동자들과 공유가 안 되고 비밀작전을 하듯 진행됐다"라며 "의료인력의 경우에도 원래 간호사 수가 부족한 와중에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아 중구난방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박경득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장은 "간호사들은 위기 대응에 있어 파트너로 협조할 수 있는데, 서울시와 병원들은 그저 지시를 내리고 운영하는 노동자로 보고 있다"라며 "문제를 제기했으나 아무 답변도 듣지 못했다"라고 소통 없는 일방적인 행위를 비판했다.

현 국장은 "보라매병원의 경우 간호사 1명당 환자를 9~10명 정도 보고 있다"라며 "몸이 둔해진 상태에, 숨도 쉬기 어려운 상황에서 근무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박 지부장은 "정세균 총리가 보라매병원을 방문해 간호사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역사가 명예로운 이름으로 기억할 것' '마음 놓고 자랑하라'는 표현이 간호사들 사이에서 이슈가 됐다"라며 "하루하루 죽을 것 같은 고통에서 일하고 있고, 언젠가는 인력을 보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이후 환자가 줄었다는 이유로 간호사 수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울시에 대구시에서 세운 간호인력기준을 일부 개선한 내용으로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요구사항은 최중증환자(중환자실)는 간호사 1명당 환자 0.5명, 최중증환자(일반병상)는 1대 1, 중증 환자는 1대 2.5(와상환자의 경우 1대 1)를 유지해달라는 것이었다.

박 지부장은 "서울시는 3주간 답변이 없다가 최근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2달이 걸릴 것이며, 실제 병원에 적용되기까진 반 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라며 "코로나를 겪은지 1년이 됐는데 이제와서 다시 연구해 인력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최은영 서울대병원 간호사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 하에서는 서울대병원의 경우 간호사 1명이 환자 5명을 돌본다"라며 "문제는 본인이 본인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치매 및 와상환자들로, 대변 문제나 식사문제, 목욕 문제로 인해 간호인력을 보충해달라고 최소한으로 요구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본 보라매병원 간호사들이 자가격리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병원 측의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최초 확진자가 입원한 이후 그를 담당한 간호사는 총 8명이었고 1명이 확진됐음에도 다른 간호사들은 자가격리대상자로 지정되지 않았다"라며 "다수의 간호사는 역학조사관으로부터 아무 연락도 받지 못한 상태로 역학조사가 종료됐다는 통보를 전해 들었다"라고 밝혔다.

김경오 보라매병원 간호사는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뤄진 건지, 이렇게 허술해도 되는 건지 의문"이라며 "2월 중순 추가 확진된 간호사의 경우에도 동선은 병원 내에서 이뤄진 것만 공개해왔는데, 외부동선까지 공개된 것으로 미뤄볼 때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병원 측에 문제를 개선하라고 주장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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