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난에 셧다운까지"..몸값 높아지는 반도체 '호황기' 맞나
비메모리 가격 상승 및 메모리 업황 개선 등으로 슈퍼사이클 본격화
[더팩트│최수진 기자] 반도체 시장의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최근 시스템 반도체 수급 차질 장기화 속에 미국을 덮친 한파로 현지 일부 라인 셧다운 사태까지 겹치면서 수요와 공급 불균형으로 인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비메모리, 수급난에 공급 일정 딜레이까지
18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의 초호황이 올 1분기부터 도래할 전망이다. 실제 관세청이 발표한 '2월 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반도체 품목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9% 증가했다. 지난 1월 반도체 수출액 증가율(20.6%) 대비 확대된 수치다.
여기에 시스템 반도체에 해당하는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 현상도 이어지며 가격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는 곳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자회사인 시스템IC, DB하이텍 등이 있다.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 가능한 파운드리 케파(생산능력)는 한정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8인치 파운드리 라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물량이 늘어난 노트북 등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기존 차량용 반도체 주문 물량을 전부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는 대부분 8인치 웨이퍼로 생산한다"며 "이미 나온 지 30년 가까이 된 구식 기술이다. 이미 시스템 반도체가 12인치 웨이퍼 등으로 기술력을 높여 새로운 기술을 낸 상황에서 구식 기술 생산라인에 대한 추가 증설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 이 시기가 지나 8인치 웨이퍼 물량이 줄어들 경우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NXP반도체는 고객사에 차량용 반도체의 가격 인상을 공지했다. 원자재 비용 증가, 공급 부족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일본 르네사스도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최소 10% 인상할 계획이다.
TSMC 역시 이달 말부터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기존 대비 15% 이상 인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차량용 반도체 가격 인상을 확정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아울러 최근 갑작스러운 한파로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의 셧다운까지 발생했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 NXP반도체, 인피니온 등은 현지 전력 부족 사태로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특히, NXP반도체와 인피니온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1, 2위를 다투는 업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인 중단에 따른 손실이 클 것"이라며 "반도체 공장은 몇 시간만 가동을 중단해도 수십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공급 일정 딜레이는 물론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반도체 가격 변동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메모리는 가격 상승세…초호황 본격화 조짐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초호황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김운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선행구매 증가로 1분기 D램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며 "통상 1분기는 비수기지만 올해는 코로나19과 화웨이 변수로 인해 다른 양상을 보인다. 공급이 부족한 특수 D램(그래픽 디램)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서버 D램은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상반기 내 업황 회복도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진행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PC 탑재량 증가, 스포츠 이벤트 등으로 TV 수요가 회복되며 D램도 상반기 내로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D램은 수요 증가율이 공급 증가율을 상향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은 5G폰 확대 및 고용량 채용이 이어지면서 전년 대비 2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D램 수요 증가율은 전년 대비 최대 20%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낸드는 가격 상승세가 전망된다. 최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낸드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면 MLC(멀티 레벨 셀) 단품 가운데 128GB MLC의 분기별 계약가격 전망은 △1분기 4.20달러 △2분기 4.31달러 △3분기 4.41달러 △4분기 4.33달러 등이다. TLC(트리플 레벨 셀) 제품도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민·김주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같은 흐름은 3분기의 계약가격 협상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낸드 업황은 회복 추세이다. 개별 기업의 이익 개선은 속도의 문제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업황도 개선된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낸드 시장은 업계의 높은 재고 수준이 상반기에 해소될 것"이라며 "올해 낸드 수요 증가율은 30% 초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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