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집 350만원↓'..중개보수 내려도 소비자단체가 반대하는 까닭

10억 주택 매매 900만원→550만원 인하
2억 이상~6억 미만 0.4%→0.5% 요율↑
6억 이상~9억 미만도 0.5%→0.6%↑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사진 = 한주형 기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중개수수료 개선안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소비자 부담이 가중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권익위는 지난 8일 대국민 설문조사 등을 거쳐 중개 수수료 요율 체계를 개편하는 4가지 방안을 국토부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에 권고한 바 있다.

18일 부동산 및 주택업계에 따르면, 권익위가 제시한 1안은 현재 5단계인 거래금액 구간 표준을 7단계로 세분화하고 구간별 누진방식 고정요율로 했다. 2안은 1안과 동일하게 구간별 누진방식 고정요율로 하되, 고가주택 거래구간에서는 중개사와 거래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중개보수 비용을 결정하는 방안이다.

3안은 거래금액과 상관없이 단일요율제 또는 단일정액제를 적용하는 방안이고, 4안은 매매·임대 구분 없이 0.3%∼0.9% 범위 안에서 중개사가 의뢰인과 협의해 중개보수를 결정하도록 했다.

권고 유력안으로 평가 받는 1안과 2안 대로 요율이 바뀔 경우 10억원 아파트의 매매 중개 수수료가 현행 최대 900만원에서 550만원으로 줄어든다. 또 14억원 짜리 아파트를 매매한다고 했을 때 수수료는 현재 최고 1260만원에서 770만원으로 감소한다.

다만, 저가 구간을 줄이는 대신 고가 구간을 많이 신설하는 과정에서 '2억원 이상~6억원 미만' 주택 매매 시 기존 0.4%에서 0.5%로, '6억원 이상~9억원 미만'의 경은 0.5%에서 0.6%로 중개 보수요율이 올라간다.

이에 대해 협의회 측은 "1, 2안의 경우 저가 구간을 줄여 총 7단계로 만드는 과정에서 중개 보수요율을 이유 없이 0.1% 올렸다"면서 "5억9000만원인 아파트를 매매한다면 중개 보수가 295만원으로 기존 236만원보다 소비자 부담이 59만원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현행 제도상 부동산 매매시 중개 수수료는 거래금액 기준으로 ▲5000만원 미만 0.6%(최대 25만원) ▲5000만∼2억원 미만 0.5%(최대 80만원) ▲2억∼6억원 미만 0.4% ▲6억∼9억원 미만 0.5% ▲9억원 이상 0.9%이다.

임대차 계약에는 ▲5000만원 미만 0.5%(최대 20만원) ▲5000만∼1억원 미만 0.4%(최대 30만원) ▲1억∼3억원 미만 0.3% ▲3억∼6억원 미만 0.4% ▲6억원 이상 0.8% 등이다. 임대차는 개선안을 통해 3억원 미만은 0.3%, 3억~6억원은 0.4%, 6억원 초과는 다시 5단계로 나뉘며 요율이 금액에 반비례하도록 했다.

협의회는 또 소비자가 공인중개사에게 중개 대상물을 소개만 받아도 알선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근거 규정을 신설하겠다는 권익위 방안에 대해서도 "중개대상물을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는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불만족한 서비스에 부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권익위는 "일부 구간의 중개 보수가 상승하는 것은 4개 안 중 1·2안에서 매매할 때만 해당한다"면서 "매매에 비해 임대차 거래가 훨씬 많은 만큼 2∼4년 주기로 이사를 갈 수밖에 없는 국민들의 중개 보수 부담은 대폭 완화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토부는 권익위 개선권고안을 검토한 후 오는 6~7월까지 중개서비스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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