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연임..한진家 적통 경쟁 '숨고르기'

심언기 기자 2021. 2. 1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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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한진그룹 적통자가 이사장을 맡아온 전례에 따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취임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현 이사장 연임으로 일단 수습국면에 들어서며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현정택 이사장은 조 회장이 후계구도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하고 별세하자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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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연합군과 경영권 분쟁 불씨 여전..경영능력 입증이 최우선
코로나 비상경영·M&A·세무조사 '첩첩산중' 난제 돌파에 집중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의 B787 공개행사 모습. (대한항공 제공) 2020.4.27/뉴스1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한진그룹 적통자가 이사장을 맡아온 전례에 따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취임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현 이사장 연임으로 일단 수습국면에 들어서며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한진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조원태 회장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지만 아직 그룹 전반을 완벽히 장악하진 못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대한항공의 저조한 실적,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등 당면과제 해결에 우선 집중한 뒤 그룹 적통자 경쟁에 마침표를 찍는 수순이 예상된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지난달 20일 교육부에 현정택 이사장의 이사 연임을 골자로 한 '임원 승인 건'을 제출했다. 교육부는 2월9일 정석인하학원의 임원 취임 승인 요청을 승인했다.

현 이사장은 오는 4월3일 교육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정석인하학원은 현 이사장 임기종료에 맞춰 2021년 4월4일부터 2025년 4월3일까지 4년 간 이사직을 추가 수행하며 이사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 이사장과 함께 박기찬 인하대 교수도 이달 4일부로 새롭게 이사진에 합류, 2025년 2월3일까지 개방이사·교육이사 직책을 맡게됐다.

정석인하학원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이 설립해 고 조양호 회장이 승계받아 이사장직을 맡아왔다.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모자가 이사장을 맡았던 일우재단·정석물류학술재단과 달리 그룹 수장이 직접 이사장을 맡아 한진그룹의 정통성을 상징했다.

현정택 이사장은 조 회장이 후계구도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하고 별세하자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에 선임됐다. 조양호 회장의 경복고 동문인 현 이사장은 인하대 교수와 대한항공 사외이사 출신으로 각별한 사이였다. 현 이사장은 한진그룹 후계자에게 바통을 넘길 것으로 예상돼왔는데 이번에 임기가 연장되면서 당분간 더 이사회를 이끌게 됐다.

조원태 회장이 정석인하재단 이사장 취임을 유보한 배경으로는 선친 별세 후 어수선한 그룹 분위기와 내우외환의 상황을 두루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지난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3자 연합군과 분쟁에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 이를 빌미로 언제든 3자 연합군이 다시 경영권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조 회장으로선 경영능력을 입증해 그룹 내 지지기반과 후계구도를 탄탄히 다지는 것이 최우선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비상경영에 돌입한데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등 당면한 현안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조 회장은 경영에 우선 집중, 성과를 내 한진그룹 적장자 위치를 공고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하대 편입학 부정 의혹으로 조원태 회장의 학위 취소 처분과 관련해 교육부와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도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취임을 미루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정석인하학원은 지난해 5월8일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조사 결과 확정 통지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 현재 서울행정법원 제2부(부장판사 이정민)에 배당돼있다. 정석인하학원은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화우를 변호인으로 선임해 막판 뒤집기를 벼르고 있다.

이밖에 조양호 회장 별세로 최소 3000억원 이상의 상속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세청이 대한항공과 정석기업 등을 상대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사정당국의 압박도 상당한 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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