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 "허리가 아파서"..산재청문회 불출석 통보

17일 불출석 사유서 제출..'요추의 염좌 및 긴장 2주 간 안정가료 필요'
최 회장 취임 후 포스코 근로자 14명 숨져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지난 16일 최근 30대 사내하청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장을 확인하고 제철소 직원, 협력사 대표들과 현장 위험요소에 대해 공유하고 개선사항을 당부하고 있다.(포스코 사진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서혜림 기자 =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오는 22일로 예정된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허리 통증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환노위에 산재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최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에서 "제가 평소 허리 지병이 있어 왔는데 장시간 앉아있는 것이 불편해 병원 진단을 받은 결과 2주간 안정가료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권유로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장인화 대표이사 사장이 (산재 관련) 제반 업무 전반을 직접 담당하고 있어 그 내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저만큼 명확하고 충실하게 의원님들의 질의에 답변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저희 회사는 매월 포스코그룹 전체 임원들이 모여 사업 상황을 공유하고 관련 이슈를 토론하는 사운영회의를 개최하고 있는데 이 역시 장 사장 주재로 진행돼 왔다"며 "특히 양(포항·광양) 제철소 사업과 안전에 관한 사항은 장 사장이 철강부문장으로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득이한 사정으로 청문회 절차에 차질을 초래해드린 점 대단히 죄송하다. 위와 같은 사정을 감안해 저 대신 장 사장으로 하여금 답변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요청했다.

최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에 서울 강남구의 한 정형외과에서 전날(17일) 발부받은 진단서를 첨부했다.

진단서 상 병명은 '요추의 염좌 및 긴장'으로, 의사는 '진단일로부터 2주 간의 안정가료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단 이는 초진 소견으로 이후 관찰과 검사로 진단명의 추가나 주수의 연장이 있을 수 있다'는 소견을 덧붙였다.

환노위는 지난 8일 산재가 수차례 발생한 포스코 등 기업의 대표이사 9명을 대상으로 오는 22일 산재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국회에서의 증인·감정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증인이 부득이한 사유로 출석하지 못할 경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상임위 의결로 동행을 명령할 수 있다. 또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8일 포스코 경북 포항제철소 원료부두에서 포스코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A씨(35)가 작업 도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최 회장이 취임한 해인 2018년부터 최근까지 포스코 사업장 내에서는 19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들 노동자 가운데 원청 노동자가 5명이었고, 하청노동자는 14명이다. 재임기간으로 한정하면 사망자는 14명이다. 최 회장이 취임하기 이전인 2017년에는 사망사고가 1건도 없었다.

최 회장은 사고 발생 8일 만인 지난 16일 포항제철소 원료부두를 방문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회사의 최고책임자로서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같은 날 포스코 청송대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