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게가발 쓰고 춤추고 점프.. 삼성전자 수상한 이들의 정체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레게머리 가발쓰고 계속 점프하거나 춤추는 사람을 보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정신이 살짝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갤럭시 카메라 개발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거든요.”
가격을 낮추고(기본모델 99만9900원) 카메라에 ‘다 걸었다'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21. 출시 첫 주(1월29일~2월8일) 판매량이 전작 대비 30% 증가했는데, 업그레이드된 카메라 기능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카메라 기능 개발에 참여한 3명의 전문가를 지난 2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만났다.
경험기획그룹 남영민(49) 프로는 “갤럭시 S21 카메라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기본 화질, 완성도,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주는 AI(인공지능) 기술, 이렇게 세 가지”라고 강조했다. 달 표면도 찍는다는 고배율 줌 기능이 과연 필요하느냐는 질문에 남 프로는 “카메라 기능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언제 어디서 어떤 환경에서도 찍을 수 있어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라며 “사진을 1000번 찍을 때 1~2번 쓰는 기능이라도 소비자가 중요한 순간을 간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사업장에서 수백번씩 뜀뛰기를 하면서 동영상과 사진 촬영 기술 등을 점검한다고도 덧붙였다.
갤럭시 S21 카메라 기능에서 가장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셀프 카메라(셀피) 기능이다. 비주얼소프트웨어그룹 이서영(38) 프로는 “전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만들다보니 각 지역별 원하는 것을 파악해 맞추는 것이 힘들었다”며 “아시아 특히 동남아 지역은 예쁘고 밝게 나오는 것을 좋아하는 반면 서양에서는 주근깨·주름 등을 인위적으로 보정하는 것을 싫어하고 사실적으로 나오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각기 다른 선호 특성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갤럭시 S21 셀피모드에서는 ‘화사하게’, ‘자연스럽게’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프로는 “코로나 사태로 집에서 셀피를 찍는 사람이 많아져 어수선한 집안 모습 같은 배경을 없애는 기능을 새로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 기능을 구현하는 데 사진에서 인물과 배경을 분리하는 등 다양한 AI기술이 쓰였다. 이 프로는 “인물을 배경과 따로 떼어낼 때 머리카락까지 한올한올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세계 사람들의 헤어스타일은 제각각이죠. 개발실에 수십 종류의 가발을 갖다놓고 남자 직원도 금발 여성 가발을 쓰고 셀피를 찍어가며 카메라 기능을 검증하죠.”
갤럭시 S21은 동영상 촬영 기술도 대폭 강화했다. 1000명이 넘는 소비자 설문조사와 수십명의 전문가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10~20대가 동영상 촬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남 프로는 “동영상을 찍으면 별도 편집을 하지 않더라도 음악을 넣어주고 AI기술을 활용해 하이라이트 동영상 등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며 “한 장의 풍경 사진을 아침부터 밤까지 24시간 풍경 동영상으로 만들어주는 기능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속 인물이나 물체를 지울 수 있는 AI지우개 기능도 내놓았다. “마음에 드는 사진인데, 엉뚱한 사람이나 물체가 함께 찍혀 속상할 때가 있잖아요.” 멀티미디어개발그룹 안희범(45) 프로는 “이런 사진도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도록 한 실험적 기능”이라고 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이처럼 첨단 기능을 갖추면서 카메라에 스마트폰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안 프로는 “카메라 기능은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라며 “갤럭시 S21은 초보 모두 전문가가 찍은 사진처럼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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