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빚 경고등'..코로나에 가계빚 증가속도 '세계 3위'

이정훈 2021. 2. 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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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협회(IIF), 글로벌 61개국 작년 부채 데이터 분석
작년 GDP대비 부채비율 +25%p..中·터키 이어 신흥국 3위
가계부문 부채비율 102.8% 최고..+7.6%p로 세번째로 높아
정부부문 부채비율 +7.9%p..전세계 평균치 절반도 안돼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글로벌 부채가 작년 한 해에만 24조달러(원화 약 2경6500조원)나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신흥국 중에서는 중국, 터키 다음으로 빚이 가장 크게 늘어났고, 특히 가계부문 부채 비율 상승폭이 베트남, 노르웨이에 이어 세 번째로 커 향후 경기 회복과정에서 소비 증가가 제한될 수 있다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요 국가별 가계, 기업, 정부의 GDP대비 부채비율

18일 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주요 61개국에서 늘어난 부채가 24조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10년간의 부채 증가폭인 88조달러의 4분의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에 따라 61개국에서의 누적 총 부채는 역대 최대인 281조달러까지 불어났다. 이 부채에는 정부와 기업, 가계 부채가 총망라돼 있다.

또한 조사대상 국가들의 총 국내총생산(GDP)대비 부채 비율은 355%까지 높아졌다. 한 해 전에 비해 무려 35%포인트나 올라간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지난 2018년과 2019년의 10%포인트, 15%포인트에 비해 2~3배나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부채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에 정부가 역대급으로 재정을 풀어서 지출을 늘린 영향이 크다. 또 부실한 기업들은 정부나 시장에서 빚을 내 운영비용을 대고 있고 우량 기업은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에 싸게 빚을 내고 있다. 소득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은 개인들도 부채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61개국 정부 부채는 12조달러나 늘어났다. 앞선 2019년의 4조3000억달러에 비해 3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이로 인해 GDP대비 정부 부채 비율도 105%까지 높아졌다. 2019년의 88%에 비해 17%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엠레 티프틱 IIF 지속가능리서치 이사는 “코로나19가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는 만큼 올해에도 정부 재정적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올해 10조달러 정도 정부 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점쳤다. 특히 티프틱 이사는 “정치적,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정부 노력이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말해 포퓰리즘을 앞세운 정치권이 재정당국의 돈 풀기를 부추길 가능성을 우려했다.

특히 금융권을 제외한 기업과 가계부문에서의 GDP대비 부채 비율은 작년 말 현재 165%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41%포인트나 급등했다. 기업부문에서는 부채 비율이 8%포인트 높아진 100%를 기록한 반면 가계부문 부채 비율은 4%포인트 늘어난 65%였다. 또 금융권 부채 비율은 5%포인트 뛴 86%로, 지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선진국에서의 부채가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고, 특히 유럽에서의 총 부채 비율은 50%포인트나 급등했다.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영국, 벨기에 등이 큰 폭의 부채 증가를 보였다. 신흥국에서는 중국이 30%포인트에 이르는 가장 큰 폭의 부채 비율 증가를 기록한 가운데 터키와 한국이 25%포인트 안팎으로 늘어나 그 뒤를 이었다. 아랍에미리트,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한국은 가계부문의 GDP대비 부채 비율이 102.8%로 61개국 중에 가장 높았고, 1년 새 그 비율도 7.6%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글로벌 가계 부채 비율 증가율(4.0%포인트)은 물론 선진국(4.3%포인트), 신흥국(3.6%포인트)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베트남(12.2%포인트), 노르웨이(9.8%포인트)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상승폭이었다.

반면 정부부문의 GDP대비 부채 비율은 1년 만에 39.2%에서 47.1%로, 7.9%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글로벌 상승폭(17.1%포인트), 선진국(20.7%포인트), 신흥국(11.1%포인트) 등에 비해 훨씬 적었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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